연일 영하 10도 안팎을 넘나드는 추위가 몰아치더니 기온이 올라간다는 소식과 함께 졸업 시즌이 다가왔다. 하지만 마냥 어릴 때처럼 졸업 후 달콤한 여유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이 시대 대학 졸업생들의 비애인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생존경쟁 치열한 사회로의 첫발을 앞두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 사회적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3色의 문화를 즐기며 졸업의 기쁨을 만끽해 보자.

그동안 대학이라는 공간에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에게 ‘흑표범’ 퍼포먼스 영상전(~2/18까지)은 눈길을 끌기에 손색없다. ‘ㅇ,ㅖ,ㅅ,ㅜ,ㄹ 죽다(A,R,T DIE)’. 제목으로 내건 문구조차 정형화된 틀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의 예술문화 공간인 갤러리, 무대 자체에서 털고 일어나 거리로 나오면서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한다.

2004년 ‘WHAT’S ART?‘는 무작정 사람들에게 예술과 관련해 물음을 던지며 문화 소비자들 스스로 예술에 대한 능동적인 시각을 갖도록 해 주목을 받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 역시 즉흥적으로 관객에게 질문함으로써 예술을 발견하는 눈을 갖도록 유도한다. 

 한편 외딴섬에서 오는 26일까지 펼쳐지는 ‘섬, 감추기-드러내기-있게 하기展’은 탁 트인 바깥 공간이라는 위치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기에 충분하다. 경기도 가평군 자라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작가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이 직접 자연친화적 재료를 사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관람객은 인간에 의해 더렵혀지지 않은 자라섬에서 생태환경을 체험하고 그 속에 녹아든 입체 설치물을 보고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설치미술을 통해 자연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바깥미술’인 것이다.

그렇다고 꼭 밖으로 나가야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취업준비로 바쁘게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을 당신. 조금만 빗겨가자. 클릭하나만으로도 영화에 관한 모든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이 바로 그 것.

오는 2일부터 오픈 한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www.kmdb.or.kr)에는 국내에서 상영된 모든 한국영화와 출시된 외국영화에 관한 정보가 담겨있다. 그동안 보고 싶었지만 상영관이 없어 보지 못했던 고전영화, 독립영화, 단편영화 등 국내 최대의 영화 데이터가 존재한다. 또한 시대별 영화 검색 랭킹, KMDb Choice, 영화 리뷰 등 다양한 영화 데이터 관련 콘텐츠를 제공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이제 졸업생들은 대학교정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위해 전진할 것이다. 지난 과거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기에 졸업은 끝이 아니다. 사회로 나가기에 앞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새로운 공간,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열린 시각에 눈 뜰 기회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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