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제 다이어리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앞으로 일 년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빈 공간을 하얗게 드러낸 다이어리를 보며 한 해의 청사진을 미약하게나마 그려봅니다. 달력의 첫 장, 첫 날인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괜한 두려움과 설렘, 기대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새해임을 각인시키는 생체리듬인가봅니다.
마음 놓고 웃어볼 여력이 없었던 2005년을 생각해 볼 때
새해 단상의 이미지가 밝은 기대로 가득 차 있는 것은
당연한 믿음인 것 같습니다.
2005년은 참 사람들을 울상 짓게 했기 때문입니다.
전방 총기난사로 인해 8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안기부 도청 X파일이 폭로되었고 폭설피해와 황우석 교수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논문 조작 논란으로 국민들의 가슴앓이는
연말까지 계속되었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도 사람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습니다.
파키스탄 등 강진과 허리케인이 세상을 강타했고
9.11테러 이후 4년 만에 전 세계를 테러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런던 지하철역 폭탄 테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매해 전 세계적으로 사건, 사고가 일어난다지만 지난해에 있었던
크나큰 사건들은 사람들에게 씁쓸한 기억으로 남아
2006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2006년은 새겨진 상처와 새로운 것에 대한 기쁨을
동시에 담아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지나간 해의 아픔을 가슴 속에만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끓어 오르는 감성과 함께 차가운 이성으로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상처를 각자의 마음속에 덮어두기보다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안 제시와
활발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기쁨 역시 이와 같은 노력과 함께한다면
강한 실천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올해는 병술(丙戌)년, 개의 해입니다.
개는 용맹스럽고 영리하며 많은 사람들이 친구로 여기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개띠해인 만큼 우리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일에 우직하면서도 영리하게 대처해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현명한 한 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약자를 위한 시선을 늘 염두에 두며 ‘나’만 웃는 게 아닌
‘우리’가 웃을 수 있는 삶을 계획하는 2006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수를 바라봄과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시각은 올 한해
<중대신문>이 나아갈 길임에도 여지가 없습니다.
중앙이라는 하나의 틀 속에서 고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결과정을 거치는 작업에 충실하겠습니다.
중앙대 가족과 많은 독자들의 날카로운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독자들의 기호와 바른 담론을 이끌어 내기 위한 고민 역시
앞으로 계속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2006년 새해 아침, 일출이 세상을 비추듯 <중대신문> 역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중대신문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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