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소감문


                  

 이 모든 걸 이루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작품을 내기 전 며칠을, 또 작품을 내고 며칠을 평소 안 드리던 새벽예배에 나갔습니다. 아침잠이 많아서 아예 교회 예배당에 가서 잠을 잤습니다. 공모전을 앞두고 하나님께 아부하자는 심산이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내고 3일 후, 월요일. 엄마와 제가 새벽예배를 드리던 오전 5시 20분. 교통사고로 아빠가 응급실에 실려 가셨습니다. 저희는 새벽예배 다녀와서 곤히 자고 있던 7시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빠가 교통사고로 위독하니 빨리 오라고. 위독하다니요? 그게 무슨 뜻일까요. 머릿속에 선뜻 와 닿지 않았습니다. 작품 ‘비’의 이유로 많이 미워하고, 많이 아파했던 아빠입니다. 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고, 가장 큰 상처를 주었고, 제게 가장 큰 존재였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니요? 이렇게 쉽게, 이렇게 갑자기 말입니다.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서로 연락을 끊은 지 1년 만에 본 아빠 얼굴은 혼수상태에 빠져 눈도 못 뜨고, 말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간이 세 동강이 나 출혈이 심해 수혈을 25팩이나 받았습니다. 이미 뇌의 일부가 다쳐있었습니다. 의사가 수술을 해도 살 가망이 거의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수술이 시작되고 저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아빠를 살려달라고. 그러나 결국 아빠는 오전 11시 52분에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혼수상태에 있던 아빠에게 저는 그제 서야 말했습니다. 다 미안하다고, 그리고 다 용서한다고. 어쩌면 아빠는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약하고 여렸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제 안에 있던 모든 상처들이 치유되고, 온전히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만 남았습니다. 장례식 순간순간, 세세한 곳까지 하나님의 손길이 미침을 느끼면서 이것 역시 하나님의 수많은 계획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절망이 되기보다는 마음이 편안하였습니다. 감사하였습니다. 아빠는 제게 글을 쓸 수 있는 가장 큰 자산과 힘을 주고 가셨습니다. 의혈창작문학상 가작 당선. 이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당선작 중 하나가 ‘비’라니요! 분명 아빠도 지금 하늘나라에서 하나님 곁에서 행복하게 웃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 모든 걸 계획하고 이루신 주님. 저희 가족을 위로하시고 마음에 평안을 주신 주님. 제게 아픔을 주시고 그 아픔이 힘이 되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사랑하는 엄마, 동생에게, 그리고 모자란 작품을 어여삐 봐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1학년 전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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