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58명의 무고한 생명들이 산화한 금번 괌 KAL기 추락사고는 단순히 피
해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닌 국민적 충격이였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면서 어느 사고나 그렇듯이 사고수습과 보상대책으로 항공사측과 유가족
간의 줄다리기와, 크나큰 사고의 후유증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필자 또한
이번 사고로 친한 친구를 잃어 아버지없이 살다가 간 그 친구를 위해 장례준
비와 보상절차 합의를 위하여 방중내내 이리저리 동분서주하며 뛰어 다녔는데
그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고수습에 대한 운영미숙이였다.

사고로 인해 워낙 경황이 없다 하더라도 철저한 탑승자, 사망자, 생존자 조
사를 마친 후 탑승객 가족들에게 알리는 것은 죽은이와 유가족들에 대한 최소
한의 예우인 데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생존자 발표만을 중요시 여겨 확인없이
무턱대고 발표하는 바람에 생존자가 갑자기 사망자가 되고 사망자가 생존자가
되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은 한두번이 아니였다.

항공사 측이야 오보였다고 하면 그만이지만 사망자 발표에 목을 메다 싶이하
는 유가족들의 살을 에는 듯한 오열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또한 사고소식
을 접하면 처음엔 충격을 금치 못하다가도 나중에 자기주위에 피해가 없음을
알고 아무렇지 않은듯 넘겨버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깊은 한숨만이 나올 뿐이
다. 물론 사고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슬퍼하는 가족을 위한 격려와 위
로가 앞서야 하지 않을까?슬퍼하는 자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처럼 감싸줄 수
있는 마음만이 산화해간 사람들을 진정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최규환<연극학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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