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병원 한층에 입원 환자수가 60명이라면 그에 딸려 있는 화장실 수는 몇개 일까. 남녀 화장실 1개에 각각 변기 2개. 깨끗한 물이 나와야 하는 병원 세면대의 수도꼭지에서는 누런 녹물이 콸콸 나온다. 1926년 개원한 이후 약 79년된 용산병원의 시설은 열악하다 못해 참담한 상태이다. 

현재 용산병원은 이러한 시설 악화와 시설장비등의 부족, 흑석병원과 거리의 인접성 등에의해 환자수 감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달 용산병원의 1일 평균 재원 환자수, 외래환자수를 조사해 본 결과 각각 266명 673명으로 나타나 지난 3월 257명 599명보다는 증가해 금년 목표치인 330명, 666명에는 거의 이르렀다고 할 수 있으나 타 대학병원과 비교해 보았을 때는 아직도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 노동당 현애자 의원에게 심평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용산병원(병원장:민병국, 의대 신경외과 교수)의 외래환자수는 전국 42개 종합 전문 요양 기관 중에서 가장 적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한, 환자 내원일수는 9만2318일로 가장 적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울 아산병원은 올 상반기 동안 외래 환자 수59만276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류왕성 진료부장(의대 내과 교수)는 “용산병원의 병상규모는 373명, 진료 교수인원은 61명으로 이는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입원 환자수나 외래 환자수는 다른 병원과 비교하여 적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용산병원은 이것을 제외하고도 병상규모와 진료 교수인원은 각각 373명, 61명으로 경희대 병원 869명, 200명, 고대 안암병원 760명 156명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황문수 원무과장은 “흑석병원 개원 이후 진료 교수나 시설 장비 등이 흑석병원으로 많이 이전되었는데 그 결과 용산병원 환자수의 상당수가 흑석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8일 외래진료를 시작한 이후 용산병원의 입원, 퇴원, 재원, 외래, 응급실 1일 총 환자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9월 달과 비교하여 1169명에서 1016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같이 흑석병원과 용산병원의 거리가 인접성으로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지난 2월 7일 취임식에서 민병국 병원장은 흑석동 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발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용산병원의 발전을 위해 응급의료센터와 진료의뢰센터의 활성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류왕성 진료부장은 “현재 용산병원은 용산구 소방서 초청 교육 및 감사 행사와 관내 무료 진료를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2월 실시된 또한 3년 주기로 진행되고 있는 응급의료 진료의뢰센터 평가 결과에서 전년도 심사지적 사항이 전체 보완되는 성과를 올렸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84년 이후 용산병원에 대한 이렇다 할 시설확충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용산병원의 성장을 저해하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용산병원은 부지와 건물에 대한 임대료로 매년 20억 가까이를 철도 공사측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병원에 대한 재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철도 공사측의 허가 없이는 병원의 신축과 관련된 일체의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류왕성 진료부장은 “임대료를 부담하면서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는 국내에서 용산병원 밖에 없다”며 “신축 및 증축공사 등 용산병원에 대한 학교측의 선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법인사무처(사무처장:곽동성)와 본부측은 “현재로서는 용산병원에 대한 신축 및 증축에 대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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