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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 1학기가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9차에 걸친 등록금소위원회(위원장:김영탁 기획조정실장, 공대 기계공학부 교수, 이하 등소위)를 통해 등록금 협상과 관련한 논의가 꾸준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본부측과 2캠 총학생회(회장:김진만, 산업대 산업경제학과 4, 이하 2캠 총학)와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소모전 양상을 띠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1캠 총학생회(회장:김민석, 문과대 철학과 4)와 대학원 학생회(회장:김민찬, 정치외교학 박사과정)는 본부측이 제시한 1학기 5.7%, 2학기 7.2% 인상안에 합의한 상태지만 2캠 총학은 1·2학기 동일 인상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침에 따라 유래없는 2학기 등록금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총 9차례나 회의를 거치고 또 예년에 비해 한 달 정도 앞당겨 등소위를 시작했지만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학생들의 투쟁은 줄어들기 보다는 거세지는 경향을 띤다. 이는 등소위와 교육연구환경개선소위원회(이하 교연개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본부와 학생회측의 의견 조율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양측 모두 분석한다.

실제로 협상과정에서 많은 불신이 존재해 왔다. 특히 책정된 예산안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본부측은 “모든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으며 요구하는 자료가 있으면 추가로 제공해 준다”고 밝혔지만 2캠 총학측은 “본부에서 공개하는 자료는 세세한 부서별 자료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히며 모든 예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2캠 총학은 등록금 협상이 지연되는 것은 전적으로 본부측에 책임이 있다며 적립금에 대한 사항도 본부와 의견을 달리했다. 김진만 2캠 총학생회장은 “적립금이 500억 이상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거가 없는 고액 등록금 인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황중연 기획담당역은 “적립금이 존재하지만 지정 기부금 형식으로 모금 된 것이기 때문에 지정된 사업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양쪽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되는 상황이 길어지자 등소위 시기나 방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예산 편성의 전반적인 일정과 등소위 일정을 살펴보면 먼저 예산과를 통해 10월 중순정도에 예산편성 지침이 전달되게 되도록 되어 있다. 다음에는 11월 중순경 예산집행단위부서에서 예산 요구서를 제출하게 되고 예산집행단위부서장의 회의를 거쳐 11월 말경 예산 요구 내역 및 산출 근거와 관련한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게 된다.

그리고 12월 중순경에 수입·지출 부문 예산 편성을 토대로 등록금을 책정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학생대표자인 학생회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시기는 이러한 예산 편성이 끝난 뒤이기 때문에 상호간 이해가 상충되고 합의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본부와 학생회측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본부가 미리 책정해 놓은 등록금 인상율을 가지고 등록금 투쟁을 하는 것이다. 설사 예산 책정 과정에 학생회가 참여하게 되더라도 그 자리에서는 인상율이 제시되지 않고 따라서 실질적인 인상율 퍼센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2캠 총학의 지적도 있다.

결국 등록금 인상에 대한 투쟁은 현재 퍼센트 낮추기에 집중돼 버리는 경향을 낳고, 매년 반복되는 소모적인 등록금 투쟁은 예산 집행과 각종 사업을 이행하는데 차질을 주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시기는 총학생회의 선거 기간과 맞물리기 때문에 1캠 총학생회의 경우처럼 차기 총학측으로 이월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김민석 총학생회장은 “지난 등소위의 내용을 전혀 전달받지 못해 이전 협상 내용 조차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만큼 차기 학생회와의 의사소통도 중요한 요소다.

반면 김진만 2캠 총학생회장은 “올해 예산 책정 과정에서 송상훈 전 총학생회장과 함께 참석했다”며 “2006학년도 예산 책정과 등소위에도 차기 총학생회장과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본부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황중연 기획담당역은 “학생회에서 예산 책정 과정에서부터 참여를 원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재정의 80%를 등록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현실상 물가 인상율 등을 비롯한 각종 요인들에 의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본부측과 불필요한 등록금 인상율이 집행된다고 주장하는 학생회의 대립 관계에 따라 등록금 협상이 연례 행사가 된지 오래다.

이러한 대결 구도 사이에서 피해는 결국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따라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상 과정은 물론 예산 책정의 시작부터 본부와 학생회과 함께 하는 자리를 확립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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