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칸느 영화제에서 전례없이 한국영화의 선전이 대단하다. 다른 해에 비해 올해 출품
작의 특징은

우선 세계에서 한국영화의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아카데미영화제 같은 다
른 해외영화제와 구별되는 칸느만의 특성과 올해 우리영화의 출품작이 잘 맞았다고 생각된
다. ‘8월의 크리스마스’ , ‘아름다운 시절’ 등을 두고 영상미학이 독특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아름다운 시절’의 시나리오를 직접 쓴 걸로 알고 있다. 시나리오 구성은 어떻게 했나

88년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하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면서 그분의
삶이 어쩌면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살았으면서도 꿋꿋이 버텨온 생이라고 느꼈
다. 그에 비하면 우리 세대의 삶은 나약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 삶의 힘을 배우기 위해서는
할아버지, 아버지, 우리 세대로 이어지는 전세대의 삶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자신의 영화관은

그냥 우리네 삶을 있는 그대로 쓰고 또 영화로 찍어낸다. 특히 우리의 아픈 과거를 들추어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고 싶다. 이번 ‘아름다운 시절’도 그렇지만 구상중인 다음 작품
도 이산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다.


△엄밀히 ‘한국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만큼 한국영화는 정체성이 없다는
말이기도 한데

그렇다. 한국영화가 일본, 프랑스 등의 영화베끼기에 그친다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감독의
문제가 크겠지만 한국의 영화산업을 고려할 때 부득이하다. 기획부터 이미 이런 식으로 만
들어야 돈이 된다는 계산하에 여기저기 시나리오와 촬영기법을 모방하고 있다. 이의 해결이
시급하다고 본다.

<김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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