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개혁하지 않는 대학은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다.”

지난 3일 대학원 5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교육부 장관의 초청 특강’에서 이해찬 장관이
강조한 대목이다.

학생들의 밀가루 세례로 대학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던 과거 정권의 교육부장관과는 달리
대학 구내에서 학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강연회가 열린다는 점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
었다.

강연회장에 마련된 3백여 좌석은 고사하고라도 통로마저 빽빽이 자리잡고 있는 청중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다. 앞으로의 교육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라 그런지 모든 참석자들의 강
연에 대한 열정은 사뭇 달랐다.

이 장관은 “21세기 지식, 정보사회를 맞아 외국 대학들은 분주하게 자구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인문과학과 기술·직업과학을 접목한 대학은 지식, 기술을 발전시키고 또한 재생산지
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국가경쟁력의 생산지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은 외국대학의 모습을 예
로 제시한다.

‘수요자 중심의 대학, 실용학풍을 실천하는 대학, 특성화를 추구하는 대학’으로의 변화를
위해한국 대학도 마찬가지로 자구적인 개혁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함을 강조하며, 이 장관은
“대학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라는 말로 강연을 끝맺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주안점은 앞으로 정량적 수량에 의해서가 아닌 대학 개혁의 변화율에 비중을 둘 것임을 밝
혔다. 또한 학내 재단비리로 분규중인 한려산업대 평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는 “정부의 대학
투자에 문제가 있다. 수험생의 지원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 지방 대학에 재정적 지원이 필요
성”에 대해 질의하였다.

“지방대학의 재정이 궁핍한 것을 알고 있지만 앞으로 개혁하지 않는 대학에는 어떠한 재정
적 지원도 기대해서는 안되고, 따라서 교육부 평가도 긍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이
대목에서 힘주어 설명한다. 이번 강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종전과 달리 올해의 교육부
의 입장은 개혁을 위해 스스로 준비하지 않는 대학은 결코 새롭게 형성될 교육시장에서 구
제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 모집단위 조정문제를 포함한 개혁의 진통이 한창 진행중인 중앙인에게는 많은 고민의
지점을 던져 준 강연회였다.

강연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 어깨 위로 개교80주년 기념으로 개최되는 행사 안내 플래카드
가 비바람에 외롭게 나부끼고 있었다.

<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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