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책임을 지고 있는 교수. 매 학기에 있는 교수채용은 여러모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에도 33명 모집에 193명이 중앙대에 지원했다. 하지만 과거 채용심사 과정에서 매번 무더기 미추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올해에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추천은 학과·전공심사위원회의에서 서류심사, 시범 강의 등을 통해 3배수 추천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말하는데 그동안 교수 간 학연과 알력, 학과 내 의견 충돌로 인해 추천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었다.

중앙대 교수채용 과정은 학과심사위원회에서 기본사항과 경력사항, 전공과목 이수도와 학문적 우수성 등을 심사하고, 이를 통과한 6배수 지원자에 대하여 논문발표 또는 시범강의를 통해 교육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현재 문과대 독어독문학과와 사회학과의 경우 시범강의를 실시할 때, 그 일정을 학과의 대학원생 또는 학부생에게 미리 공지하고, 함께 참여시키고 있다.

김누리 독어독문학과 학과장은 “교수를 채용할 시 연구역량과 전문적인 지식도 고려되어야 하지만, 교육능력 역시 필요하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는 없으나, 학생을 위한 수업인 만큼 학생들의 판단과 동떨어진 결론이 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채용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면 보다 높은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몇몇 학과를 제외하고서는 이런 경우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그 까닭은 먼저 교수들이 학생참여를 불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학과심사위원회에 소속된 교수들이 해당 학과의 선발일자나, 시범강의 일자를 공개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채용과정에 이와 같은 사항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학과 미추천과 관련된 사항은 전적으로 학과 교수들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대학차원에서 신임교수 선임 시 공개강의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학과차원에서도 이 같은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수업권과 직결되는 교수 채용에 대해서는 관심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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