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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약=大學新聞] 인터넷상에서 올해 여름계절학기 수강신청과목을 매매, 교환하는 사례가 횡행하고 있다.

▲ 서울대 정보포탈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여름 계절학기 수강신청 기간이었던 지난 일주일 동안 30건 가량의 수강신청 과목 매매글이 게재됐다. /노신욱 기자  

지난 9일(월)부터 13일(금)까지 수강신청기간 동안 서울대 정보포탈 커뮤니티 ‘스누라이프’(snulife.com)에는 계절학기 수강신청과목을 직접 돈을 주고 사거나, 타 수강신청과목과 교환을 원한다는 내용의 글이 30건 가량 게재됐다. ‘대학국어’와 ‘대학영어’, ‘고급영어’ 등 학문의 기초 강좌가 주를 이뤘으며 핵심교양 강좌도 일부 포함됐다. 

수강신청과목의 매매는 기존 수강신청자가 사례금을 받고 수강신청 사이트(sugang.snu.ac.kr)에서 신청을 포기하면, 수강신청 희망자가 즉시 그 과목을 저장하는 방법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례금은 1만원 미만이 대부분이나, 많게는 1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수강신청과목을 매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름계절학기 강좌 수가 학생들의 수요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이현씨(생명과학부ㆍ99)는 “대학국어가 30명 정원 12개 강좌, 대학영어가 24명 정원 8개 강좌만이 개설돼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에 비해 강좌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강초안지를 받지 않는 각 학과 내부방침을 없애든지, 학사과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강좌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사과 측은 “계절학기 강좌 수가 부족하다는 학생들의 항의가 많아 지난해에 비해 대폭 증설했는데도 강좌를 사고파는 행위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우선 경위를 파악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매매 행위에 대한 제재 및 처벌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규학기에는 상당수 학문의 기초 강좌가 폐강되는데 반해, 계절학기에는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계절학기 강좌가 정규학기보다 쉽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잘못된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계절학기 강좌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일자, 기초교육원은 13일(금) 올해 8월 졸업 예정자들에 한해 대학영어 강좌 1개 반을 추가로 개설했다. 국어국문학과도 졸업 예정자들에 한해 대학국어 수강초안지를 받아 학사과에 2개 반의 추가 개설을 요청했다.

기초교육원 대학국어 주임 이현희 교수(국어국문학과)는 “17일(화) 기초교육원 내부 회의를 통해 대학국어의 강좌 증설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초교육원 대학영어 주임 정상준 교수(영어영문학과)는 “대학영어의 계절학기 강좌 증설은 다음 정규학기의 강의 운영과도 관련된 사안”이라며 “당장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대학영어를 아직 수강하지 않았다는 점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여름계절학기에 개설된 핵심교양과 전공수업 강좌의 수가 적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핵심교양은 ‘동양의 고전’, ‘현대종교와 문화’ 등 7개 강좌만이 개설된 상태며, 전공수업은 일부 학과에서만 강좌가 개설됐다.

인문대의 한 학생은 “인문대는 영어영문학과, 불어불문학과 등 3개 학과에서만 전공수업이 개설돼 다른 학과 학생들은 전공수업 수강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학사과 측은 “계절학기 강좌는 정규학기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개설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김유태 기자 hahamon7@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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