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 ‘과학기술논쟁’ 어디까지 왔나
  • 중대신문
  • 승인 1998.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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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에 있어 참여민주주의를 주장한 김환석 교수(국민대 사회학)의 글이 교수신문 130
호(3월 9일자)에 처음 소개된 후 오세정 교수(서울대 물리학)의 반론과 그리고 재반론이 계
속해서 이어지면서 논쟁이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는 현 학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교수신문 135호(5월 18일자)에서 김환석 교수는 사회적 구성론에 대한 오해들을 풀어나가면
서 민주적이고 다원적인 과학이 절실하다는 논의를, 그리고 오세정 교수는 사회구성론이 진
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나가고 있다. 이러한 논쟁의 핵심은 ‘사회적 구성론을 바
탕으로 하는 과학관’으로, 김교수는 과학기술에도 참여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
침하기 위해 ‘사회적 구성론’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교수는 3월 9일자 교수신문을 통해 “과학기술은 초사회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가부
장제, 민족국가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근대사회의 맥락 속에서 구성된 것”으로 규정하면서
현재 과학기술의 사회적 구성에서 소외되어 있는 다양한 시민집단의 참여를 통해 민주적인
과학기술정책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김교수의 사회구성론에 대해 오세정 교수는 “과학도 사람이 한 일이기 때문에 사회
적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과학에는 자연이라는 냉엄한 심판자가 있다”면서 과학지
식이 객관적 관찰이 아닌 사회적 협상과 합의에 의해 구성되었다는 ‘사회적 구성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오교수가 말한 ‘과학이라는 냉엄한 심판자’에 대해 김환석 교수는 5월 18일자에서 또 다
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과학지식의 구성에 있어 ‘자연’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눈으로 관찰된 것(자연)은 여과과정 없이는 과학지식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말해 과학지식은 사회(과학자 사회의 규약 및 이와 연관된 거시적 사회문화)라는 프리
즘을 통해서 선택적으로 지식화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그는 자연과
더불어 ‘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과학지식을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로 규정짓고 있다.

이에 대해 오교수는 “김교수의 지적대로 자연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틀인 과학적 개념이나
이론, 평가방법 등은 시대와 문화의 영향을 받지만 이것이 사회적 규약이나 협상의 결과로
보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의 논리에 의하면 시대에 따라 과학적 해
석이 뒤바뀌는 것은 사회적 규약이나 문화가 달라지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측정
한 실험중에서 과거의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사실들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과학기술에 있어 시민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김환석 교수에 대해 오세정 교수는
“일반시민들이 참여해 과학의 ‘본질적’ 내용까지 바꿀 수 있다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구성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참여하는 사회적 구성을 바꾸
면 현재의 과학과 본질적으로 다른 대안적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성이
결여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는 환경친화적인 과학기술을 위해 과학기술정책과정에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것은 “비현실적이며 근본적으로 인간의 윤리
와 도덕에 관련된 문제를 과학기술 본질에 대한 문제로 억지로 전가시키는 일”이라고 주장
하고 있다.

사회구성론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에 있어 참여민주주의 주장한 김환석 교수에 대해 오세정
교수는 사회구성론에 반론을 제기했고 그후 재반론이 이어지면서 마침내 이러한 논쟁은 상
대주의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논쟁이 이어지면서 ‘과학기술에 있어 참여민주주의가 가능
한가’라는 처음의 문제보다는 사회구성론에 대한 논쟁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인문사회과학자와 자연과학자 사이에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측면에서 나름의 의의를 지닌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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