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독일은 모두 세계 2차대전을 일으켰으며 비슷한 시기에 패망 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패망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으로 자리 잡았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경제적 입지를 바탕으로 동시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점 역시 같다. 하지만 이처럼 가시적인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두 나라가 걷고 있는 길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상임이사국 진출에 갖은 심혈을 기울여 왔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가들을 상대로 무상지원을 꾸준히 펼쳐왔으며 독일, 브라질, 인도 등 소위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G4’국가들과 연대해 유엔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줄기차게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지극정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일본과 함께 살을 맞대고 사는 국가들은 하나같이 ‘안보리 진출 불갗를 외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어떠한가.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는 1970년 폴란드 바르샤바의 위령탑을 찾아 무릎을 꿇고 묵념하는 등 정치인들은 피해 국가들을 찾아다니며 끊임없는 반성과 사과로 지난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독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은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지지를 보내는 것 역시 이 같은 과거반성과 참회에서 기인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웃국가에 대한 반성과 참회는 커녕 기회만 있으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주변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본 정치인과 큰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일본이 진정으로 상임이사국이 되어 지도자의 면모를 보이고 싶다면 세계를 바라보기 이전에 주변국들에게 눈을 돌리기를 진심으로 충고한다. ‘침략과 가해의 과거를 영광으로 생각하는 나라와 함께 사는 것은 불행’이다.

그런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는 것은 더욱 큰 불행일 수 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영토분쟁과 역사왜곡으로 동아시아 외교를 마비시킨 주범이 다름 아닌 일본 자신이란 사실 역시도 빨리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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