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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연세춘추]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지난 3월 28일 ‘학내 친일잔재 청산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는 지난 3월 18일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백낙준 초대총장 동상 철거 주장에 대한 반박의 성격을 띠었다. 이에 대해 일부 중운위원들은 총학의 기자회견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해 총학과 중운위원 사이에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날 총학생회장 윤한울군(정외·02)은 동상 철거 주장을 “막연한 반일감정을 토대로 한 여론몰이”로 규정하며 “백낙준 박사의 공적과 과오를 명시한 게시판 설치와 이슈시사토론회를 통해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학우들 개인에게 맡길 것”을 제안했다.

이어 윤군은 “친일 잔재 청산 문제가 학내의 교육투쟁 형성 분위기와 연계될 것을 심히 우려한다”며 “학교를 친일단체로 매도해 이를 투쟁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군은 “일본의 거듭된 독도영유권 주장은 비축된 국력을 토대로 한 것임을 인식하고, 우리 대학생들은 지속적인 학문정진을 통해 이 사태를 극복해야 한다”며 독도문제에 대한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학의 이러한 입장 표명에 대해 일부 중앙운영위원(아래 중운위원)들이 지난 3월 28일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중운위원들은 “총학의 기자회견은 중운위원들과 한마디 상의없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모든 연세인의 입장인 것처럼 비춰졌다”며 “총학의 지속적인 독단행동은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윤군은 “학생 전체의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라 친일 잔재 청산의 방향을 제안한 것뿐”이라며 “무수히 많은 언론의 기자회견 요청에 일일이 중운위원들과 회의를 거쳐 대응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이는 회장의 권한에 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중운위원들은 “이번 기자회견은 결코 제안이 아닌 일방적 선언”이라며 “정정 기자회견 및 정정 보도를 요청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군은 “‘제안’이라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면 정정 보도를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이과대 학생회장과 과반 학생회장으로 구성된 이과대 학생회 운영위원(아래 이운위원)들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총학생회장의 기자회견은 자의적이고 독단적”이라며 비판했다.

이운위원들은 ▲총학 집행위원회가 아닌 총학 명의로 학내 언론이 아닌 외부 언론에 성명을 발표 ▲친일 잔재 청산이 교육투쟁의 기저로 작용할 것이라는 인식 ▲친일잔재 청산 움직임을 반일감정에 근거한 비학문적 접근으로 낙인 ▲독도문제를 제국주의적 논리로 접근한 비합리적 발상 등을 비판했다.

이과대 학생회장 손영현군(화학·02)은 “총학이 내세우는 탈정치가 얼마나 정치적이고 허울뿐인지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민 기자 open-minded@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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