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어 비춰졌을 때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합니다”

울고 웃는 생생한 현장을 뛰어다닐 때 ‘나’의 가치를 생각한다는 이장욱 사진 기자(뉴욕타임즈). 한번도 타기 힘들다는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그가 지난 24일 예술대 사진학과 시사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이라크 전쟁, 미국 9.11 사태, 파키스탄 등지의 급박하고 긴장된 순간들이 하나하나 스크린에 비춰지면서 그날의 현장을 재현했다.

빈민들의 사진이 유난히 많다. “언론에서는 쉽게 가져갈 수 없는 소중한 것들입니다. 그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는 순간 그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의식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사진은 소외된 자들이 삶으로 다가가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언제나 소외되어왔던 빈민들의 모습이 퓰리처상이라는 것을 통해 반영되었기에 그 의미는 더욱 빛났다.

처참한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마을과 참담한 빈민들 사진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은 때 또 다른 피사체가 청중의 관심을 끈다.

 다이빙하기 직전 격양된 수영 선수들의 표정, 상대방 허리를 넘기기만 하면 우승이라는 강렬한 투지를 불사르는 레슬링 선수. 시드니 올림픽 당시 선수들의 생생한 경기가 그의 앵글 속에 잡혔다. “스포츠는 찰나입니다.

눈으로 본 것이면 그것은 이미 늦은 것입니다. 실제보다 먼저 볼 수 있는 눈, 무엇이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사진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죠”라고 청중들에게 말하는 그의 눈에서 예리한 판단력과 관찰력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사진은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개인을 둘러싼 주변과 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어 인터넷상에 올리고 또 그것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생한 일상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많은 이들과 나누는 순간 그것은 기록 될 수 있으며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그. 퓰리처상이라는 명예 이전에 일상이라는 소박한 순간을 기억하는 것이 가치 있는 사진이라는 것을 깨달음으로써 이번 강연회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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