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캠 총학생회(회장:김진만, 산업대 산업경제학과 4, 이하 2캠 총학)가 지난 14일자로 발행된 중대신문 1574호를 무단 수거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조성한 언론매체부장(정경대 행정학과 교수)은 ‘학생 징계에 관한 시행 규칙’의 3조 3항에 따라, ‘교내 홍보물을 무단 제거한’ 김진만 총학생회장에 대해 징계를 요청한 상태다.

1면 ‘대학 본부 학생회 요구 받아들여 예산 재검토’ 기사와 11면 ‘교육투쟁, 정도를 걸어야’ 사설을 본 김진만 2캠 총학생회장은 14일 오전 10시경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 내용에 생략된 부분이 있고 특히 사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1시간 뒤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 김진만 총학생회장은 “중대신문 편집장이 수업 중이라 통화를 할 수가 없다”며 “신문은 총학생회에서 우선 수거했다”라고 전했다. 결국 총학생회측의 신문수거로 인해 중대신문은 24시간이 넘도록 배포되지 못했다.

▲ 민노당 학생위대자보 게시= 신문이 수거된 직후, 2캠의 모든 단과대학에는 ‘민주노동당 중앙대 학생위원회’ 명의로 ‘무개념 무관점 중대신문은 진정 누구의 편인가!’라는 제하의 대자보가 붙었다. 2캠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는 대자보를 통해 '중대신문은 2004년 등록금 협상 합의문을 알고는 쓴 것인지 궁금'하다며, '2004년 교육투쟁의 성과로서 당연히 책정되어야 할 예산을 문제삼는 그 용기는 무모하기조차하다'고 강변했다.

또한 '올해 기자 교육비로 무려 1500만원' 그리고 '기자 학부모 초청 행사비'로 '100만원'을 쓰는 중대신문으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권 쟁취 투쟁에 먹구름이 지고 있다'며 '중대신문이 해마다 교육 투쟁에 재뿌리는 기사를 쓰는 것을 더 이상 인내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대신문이 '발행인 박범훈 총장을 대변하려' 한다며 '편집국장의 사퇴'를 '정중하게 권하는 바'라고 했다. 확인 결과 ‘민주노동당 중앙대 학생위원회’가 2캠 총학생회와 동일한 인물 내지 집단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었으나, 민노당 학생위원회가 총학생회실 공간의 일부에서 활동하고 있음은 확인할 수 있었다.

▲"2캠 총학 요구안은 전혀 새로운 요구"=또한 2캠 총학이 이번 요구안에 대한 근거 자료로 제시한 2004년 등록금 협상 합의문에 의하면, 2캠 총학이 학교본부에 요구한 교육환경 개선사항 중 일부가 언급되어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2005년 예산에 반영한다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학선 예산과장도 “중대신문이 다뤘던 18억 가량의 2캠 총학 요구안은 사실상 전혀 새로운 요구”라고 전했다. 어쨌든 이런 사실은 철저히 은폐된 채, 중대신문을 읽지 못한 2캠 학생들은 신문보다 대자보를 먼저 읽게끔 상황을 조작한 총학생회측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사실이라고 믿는 분위기이다.

▲ 체육대 학생회장, "중대신문 지적 틀린 것 없다"=반면, 14일 임시로 소집된 2캠 중앙운영위원회(위원장: 김진만 총학생회장, 이하 중운위) 회의에서는 중대신문 1면 기사에 대해서 총학측은 ‘작년 교연개위에서 계속적으로 논의되던 사항을 1차 등소위 이후 총학 요구안과 함께 전달한 것’이라는 내용을 추가하여 정정해 줄 것으로 요구했고, 사과는 요구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조성민 체육대 학생회장(사회체육학부 4)도 그 자리에서 “중대신문의 지적이 틀린 것은 없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중운위에서는 수거한 신문을 바로 재배포하고, 신문이 배포되기 전에 부착된 대자보를 우선적으로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신문은 다음날인 15일 오전 늦게 배부되었고, 신문 부수의 절반가량은 아직도 총학생회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제의 대자보 역시 2캠 총학의 신문 재배포 전에 제거되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김영식 2캠 부총학생회장(예술대 사진학과 4)은 대자보 작성 및 부착은 “민노당 학생위원회에서 한 활동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2캠 총학 '본산' 표현, 지난 총학선거에서 뒷받침= 2캠 총학은 사설의 “2캠 총학의 ‘본산’ 예술대”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중대신문 측에 해명을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술대는 작년 총학선거에서 91.87%로 당시 김진만 총학생회장 후보의 소속 단과대학인 산업대(92.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찬성률을 보였고, 투표율에서는 오히려 77.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었다.

이는 산업대의 54.26%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며, 전체 숫자로도 찬성표가 904표로 가장 많았다. 2003년 총학선거에서도 예술대는 가장 높은 투표율(68.52%)과 가장 높은 지지율(85.90%)로 최근 당선된 총학생회들에게는 제일 확실한 지지기반이었다.

▲ 2캠 총학생회장, "신문 수거 책임 감수"=이번 무단 수거 사건으로 인해 중대신문의 ‘언론출판’의 자유가 강탈당한 것은 물론이고, 중앙대 전체 학생 · 교수 · 직원의 ‘알 권리’도 완전히 침해당했다고 볼 수 있다. 민주주의의 실현을 말하는 학생회가 오히려 반민주적인 처사로 자승자박 한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14일 당일 오후, 2캠 총학생회실을 찾은 박준수 중대신문  편집장(문과대 문헌정보학과 3)은 신문 무단 수거에 항의하며  중대신문 비난 대자보의 철거와 무단 수거에 대해 지적하며 사과 대자보 게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진만 총학생회장은 학칙 위반 문제에 대해서는 발행인인 총장과 얘기하겠다며 “신문을 수거한 것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 언론매체부장, 2캠 총학생회장 징계 요청=한편 조성한 언론매체부장은 2캠 총학이 ‘교내 홍보물을 무단으로 제거’한 데에 대해, “대학사회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몰상식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신문 배포권과 언론의 자유가 침해당한 상황”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조성한 언론매체부장은 김준교 2캠 학생지원처장(예술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에게 김진만 2캠 총학생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진만 총학생회장이 징계위원회를 거쳐 추후 근신 이상의 징계를 받게 되면, 처벌을 받은 날로부터 해제되는 날까지 학생회장직은 물론 학생으로서의 모든 권리는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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