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과 26일 제1캠퍼스에서는 모집단위조정문제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으나, 2캠에서의
지난 교협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교수와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속에 진행돼 논의 보충을 위해
오는 9월 연기됐던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져 가고 있다.

교수협의회(회장:이재윤, 경영대 무역학과 교수)에서는 26일 1캠 토론회가 열리기 전 중식시
간에 이재윤 교협 회장이 교수식당에서 일일이 식당앞에서 식권을 나누어 주며 통신문을 돌
렸지만, 2캠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적은 인원이 참석하는 어이 없는 결과를 빚었다.

25일 학생회 주최의 공청회에서도 본부측은 전 학과장의 참석을 요구했으나 몇몇의 교수들
만이 참가했으며, 참가한 교수대부분이 보직교수들로 평교수들의 활발한 논의를 유도하려던
의도를 살리지 못했다.

먼저 지난 25일 학생회 주최로 열렸던 모집단위조정 공청회에서 학생회는 지금의 논의절차
구조가 학과라는 기층단위에서 논의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구조를 갖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
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김한용 2캠퍼스 총학생회장(외대영 어학과·4)은 “실제로 학과에 내려가면 적지 않은 수의
교수들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논의를 이끌 이론적인 배경도 부재한 상황”이라
며 학과 또는 단대별 발전추진위원회 형식의 기구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본부측
에서는 교무위원회 같은 회의에서 이와 같은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학장들에게 권고하고 있
다며 굳이 강제 사항을 둘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청회는 학생회측이 당초 예상됐던 모집단위조정에 국한된 논의보다는 교육개혁추진
과 교육구조개선 등과 같은 보다 폭넓은 방향에서의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이 1차 공청회와
는 크게 달라진 점이다. 안진걸 1캠 대학개혁자치위원장(법대 법학과·4)은 지난 1397호 중
대신문에 게재된 원총 학생회장의 글을 논거로 들며 “단순한 제도변경이 아닌 교육개혁 전
반에 걸친 합의도출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날 26일 열린 교협공청회에서는 비록 참여율은 저조했으나, 패널교수들의 심도 있는 고
민과 논의로 질적인 논의의 출발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윤 교협 회장은 “우리는 이미 3~4년전에 지금의 문제와 유사한 학부제라는 경험을 가
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실적평가와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자연과학부, 전기전자제어공학부, 경영학부 등 현재 학부체제에서 활동하
고 있는 교수들이 패널로 참석하여 그동안 학부제를 시행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보완사
항 등이 논의됐다.

한편 본부측은 6월 말까지 모집단위조정 계획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이 문
제에 대한 각 주체들의 이견이 첨예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영기 교무처장(정경대 경
제학과 교수)은“교육개혁평가의 보고서 제출기한이 6월 말로 잡혀있는 만큼 논의를 조금
앞당겨 모집단위조정의 계획 정도만이라도 보고서에 포함시킨다면 어차피 받아야 할 평가에
서 보다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오는 6월15일께 모집단위조정 논의의 1차적인 매듭을
짓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교협에서는 이번 논의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대학개혁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으며, 학생회 측에서도 논의의 충분한 시간 확보를 위해 9월로 연기했는데 이제 와서 6월
요구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김한용 2캠 총학생회장은 “만약 합의한 9월연기 사항이 번복될 경우 지난 2캠 학생 상경
투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경방침을 시사했다.

제1캠퍼스에서 열린 이번 2차례의 모집단위 공청회는 발전적인 토론의 부재와 패널자들의
각자 입장제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자신이 패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상대
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토론에 임하는 사람은 극히 적었으며, 주어진 시간에만 회의에 참
석하고 바로 퇴장하는 등 무성의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집단위 조정의 충분한 논의를 위해 9월 연기라는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다가올 기말고사
와 2개월여의 방학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실질적인 논의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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