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조금씩 온도를 올리면 개구리가 죽을 때까지 냄비에서 튀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우리 모두가 변화를 싫어하고 현실에 안주할 때 이 개구리 같이 죽는 줄도 모르면서 그렇게 끝나는 것이 아닌지 해서다.

15년전 삼성에 대해 일본의 경제학자들이 삼성이 하는 것은 미리 어떤 것을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자동차는 이런 예측을 깨고 일약 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런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는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내가 아는 사실은 신제품 개발에서 일본보다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 노력한 결과가 누적되어 지금의 기술 우위를 점하지 않았는가 한다. 

일전에 현대자동차와 자동 변속기 평가 때문에 기술자들과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현대는 제품개발에서 시장에 내놓기 까지의 시간이 외국회사에 비해 반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하였다. 

금번 대교협 학문분야별 평가에서도 중앙대는 그 결과가 기대했던 것 보다 낮게 나왔다. 원인을 학교의 부족한 공간과 교수 수로만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대기업과 같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는가? 

우리에게는 의식해야 하는 시선이 있다. 중앙대를 졸업한 많은 선배들이 있고 이 분들이 학교 순위에 따라 사회에서도 순위가 정해지는 것이 한국 사회인 것이다. 

지난번 공과대에서 대학평가 준비로 미국에서 교수로 계신 분을 초빙하고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미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질문하였다. 한국교수들이 당연히  부러워하는 것은 미국은 골프를 치는 것이 싸기 때문에 골프를 좋아하는지 질문하였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골프를 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연구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참석한 사람들 모두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학생들도 정말 문제가 많다. 학교발전 보다는 자기의 안일만 생각한다. 등록금 협상을 할때 무조건 깎기만 하면 학생회가 성공적인 타협을 한 것으로 안다. 등록금 깎는 데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어떤 명목으로 어떻게 집행되는지 항목별로 검증하고 과연 중앙대 발전을 위해 긍정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학교 교문 옆에 빌딩을 학교에서 구매하려고 하니까 시가보다 너무 높게 달라고 하여 학교에서 포기하였고,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버젓이 빌딩이 올라가고, 학생들은 아주 열심히 이용해 주어서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한다. 외국 같으면 어림없는 소리다.

병원 앞 노점상이 더 늘어나고 있다. 학교에서 철거해달라고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갈 때마다 행인과 자동차가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정말 크다. 인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도 꼭 이 자리에서만 해야 하는 것인지 아쉽다. 자기 자식이 이같은 위험에 있다면 어떻게 할지 반문하고 싶다.

우리 중앙대 학생들은 정말 착하다. 불쌍한 사람들에게 열심히 팔아준다. 우리 등록금에 불우이웃돕기 후원금도 추가하자. 중앙대 흑석동 캠퍼스는 정말 좁다. 내 생각이지만 지금의 강의 중에서 1/3정도를 인터넷 강의로 한다면 공간문제가 많이 해결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해 본적이 있다.

공부를 하기 싫을 때 정말 조금씩 조금씩 하면 쉽게 끝난다. 산더미 같이 쌓인 눈을 치우는 소년 이야기가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네가 아무리 치우더라도 불가능하다고 하였으나 소년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달려 나와서 자기 집앞의 눈을 치우면서 금새 길거리의 눈이 치워졌다고 한다. 

어려운 일일수록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조금씩 처리 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다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학생들도 마라톤을 하는 기분으로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노력한다면 우리도 최우수대학이 되고 자기 인생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글을 쓴 오세훈 교수는 공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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