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후 등장한 영화는 이제 예술적 영역을 뛰어넘어 철학적 사유의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 회화나 조각과 같은 예술은 정서와 지각, 즉 뇌를 거치는 사유이다. 따라서 뇌로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은 시각정보 인지에서 시간적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한계성을 가진다.

즉 예술작품을 보는 것과 그것을 인지하는 찰나의 시간은 간극의 간격이지만, 그 시간적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영화 또한 이미지의 사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시청각 매체이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시간적 차이를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시간의 간격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이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해 들뢰즈는 기존 시간의 개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전체의 바깥, 순수시간이라는 초월적 시간의 개념을 제시한다. 이로써 순수시간을 향하는 철학으로써의 영화와 예술은 차이를 두게된다.

이 책에서 들뢰즈는 운동-이미지와 시간-이미지라는 두가지 사유를 제시한다. 운동-이미지는 운동이라는 지극히 시간소요적인 이미지로 말미암아 필연적으로 기존의 시간을 탈피할 수 없는 성격을 규정짓는다. 이로써 영화는 자체적 진화의 과정으로 ‘운동-이미지로부터 시간-이미지로의 이행’을 실행한다. 이는 두 이미지간의 우월관계를 설명하며 이것으로 영화는 잠재적으로 시간-이미지로의 이행가능성을 점치게 된다.

들뢰즈의 이러한 인식은 영화이론이라기 보다는 철학을 향한 영화의 개념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철학적 사유로의 새로운 매체로 부각되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철학의 새로운 면을 발견케 한다. 이는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라 할 수 있는 영화를 철학의 이론적 성찰의 대상으로 뛰어들게 하는 역할을 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저작 『Cinema』시리즈를 근간으로 하는 이 책은 들뢰즈 철학의 난해성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깊이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Cinema1-2』의 선험적 독서가 필히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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