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날’의 들뜬 분위기에 희석된 80년 민중의 원혼. 밋밋해진 대학인의 가슴을 5·18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으로 다시금 뜨겁게 달구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9일 제1캠퍼스 총학생회(회장: 제민준, 법대 법학과·4) 주최로 열린 건학 80주년 연
속특강 ‘잊기 쉬운 머리를 위하여’. 노천극장에서 열린 이번 특강은 광주의 총체성을 두
루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봄날’의 저자 임철우 교수(한신대 문예창작과)가 강사로
참석했다.

시종일관 차분한 음성으로 그날, 그곳에서 자신이 겪은 일로 강좌를 꾸려나가던 임교수는
역사와 사회에 무관심한 대학인을 우려할 때 다소 격앙된 어조가 되었다. “영혼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이런 상처난 자들의 삶을 망가뜨린 주범들이 무비판적으로 용서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민중항쟁의 시원조차 모르는 대학인이 부지기수다”라며 임교수는 통렬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18년 동안의 고통을 감내해 온 광주시민들에 대한 조심스러움으로 대외적인 움직을 자제했
던 임교수였지만 지금은 당시의 실상을 한 사람이라도 더 알게 하겠다는 의지로 보름여 동
안 8개 대학 강좌를 준비하는등 강행군을 하고 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지켜 본 광주시민들은 피해자이면서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그들에
게 잊어라, 덮어라 하는 처사는 가혹하다. 5·18의 외형적인 실상이 어느 정도 알려진 지금,
우리에겐 진정한 이해가 시급하다.” 임교수의 설득력 있는 강연은 잔잔한 대학인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지만 50여명이라는 다소 적은 관객들로 아쉬운 자리였다 .

<최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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