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앙대를 상징한 저 탑이 상가건물에 가려지고 마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만 하는가. 팔지 않겠다는 건물주들을 상대로 본부가 발만 동동 구르는 지금. 가장 발빠르게 움직여야 할 1캠 총학생회마저 너무 느긋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1캠 정문 앞 건물이 4층으로 증축되면 지난 1년간 중앙대의 새로운 상징물로 자리매김해가던 상징탑은 완전히 가려지고 의혈광장은 그늘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본부가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구입을 시도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상황이다. 이제 증축결정을 번복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의지표명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불매운동 이야기가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논의의 중심에 서있어야 할 총학생회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총학생회측은 이 문제에 대해 불매운동의 찬반여부가 분분하기 때문에 섣불리 대응책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비록 신중한 결정을 위한 것이라고는 해도, 총학생회의 한발 물러서있는 듯 한 태도는 어서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재학생과 동문의 조급한 마음과 너무 어긋나고 있다.

서서히 학기말이 다가오고 있고, 학외도 시끄러워 총학생회가 정신없이 바쁠 만도 하다. 그렇더라도 이 문제는 쉽게 간과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 벌써 여론은 떠들썩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총학생회가 그 흐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이는 학내 여론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잇다는 뜻이기도 하다.

불매운동 전개는 건물주보다 세입자들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힌다는 사실 때문에 신중히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일주일 뒷면 공사가 시작되고, 건물이 4층으로 완공되고 나면 그때 가서 건물을 다시 헐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본부가 사실상 실패한 지금, 남은 희망은 학생 개개인의 의지뿐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총학생회의 가장 기본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지금은 그러한 노력이 절실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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