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미술분야에서 일어났던 인간중심의 문화사조’로 유명한 14~16세기의 르네상스 시대는 인문주의 철학이 문화예술에 큰 영향을 주었던 시기였다.

그렇다면 5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인문학과 예술의 관계는 개별적으로 보기에 연관성이 적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변함없이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여전히 인문학적 상상력이 예술 창작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아트공간인 '일주아트하우스'에서 지난 7일부터 오는 12월까지 열리는 ‘예술가를 위한 인문학 강의’는 이러한 인문학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 다시 조명해 보는 자리이다.

지난 7일에 열린 이정우씨(철학 아카데미 원장)의 첫 강의갖시뮬라르크의 복권’이라는 주제로 시작되었다. '시뮬라르크’는 ‘환타스마’라고 불리기도 하며 환영, 실제성이 없는 가짜를 가르키는 것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컴퓨터 게임 속에서 가상화 된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첨단 영상시대인 오늘날, 시뮬라르크는 현대사회를 대변하는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큰 관심을 입증하듯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 채 시작된 이날의 강의에서 이정우씨는 “기존의 가치를 뒤엎어 버린다는 점에서 과거 제국주의를 비판한 미셸 투르니에의 「방드르디」와 과거의 본질주의를 무너뜨린 인상파 미술은 시뮬라르크의 한 형태”라고 예술 안에서의 시뮬라르크를 설명했다. 첫 번째 강의는 시뮬라르크의 원론적 개념설명 위주로 진행되었지만 이번주부터는 실제 현대예술을 대입해 좀더 구체적인 논의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강좌의 프로그래머이기도 한 이정우씨는 인문학과 예술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인문학이란 인간이 만들어낸 텍스트를 가지고 인간에 대한 것을 연구한 학문이며 예술 또한 인문학이 제시하는 삶의 개념을 기본으로 해 창작하는 학문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문학의 입장에서는 창작된 예술을 부정해보고, 그 의미를 학문적인 언어로 풀이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예술 또한 기법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인문학 사상에 토대를 둔 작품을 표현해야 할 것”이라며 예술과 인문학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에 대해 말하며 이번 기획 강좌의 의미를 전했다.

지나친 현실성 추구로 인한 취업중심의 대학교육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회상으로 인해 인문학의 위기의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예술과 인문학적 상상력의 상호보완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하는 노력이 다각도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학술행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일주아트하우스’ 홈페이지(http://www.iljuarthouse.org)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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