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는 대상자의 미진한 부분을 지적하고 개선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마찬가지로 대학평가는 대학의 질을 높이고 교육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촉발제 및 감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가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국내외 많은 국가에서는 각 대학의 다양한 지표와 잣대를 근거로 대학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평가는 사회적으로 인증된 대학기관협의체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며 국가 교육의 중요한 역할을 수용하기에 많은 이들의 검증이 수반되어왔다.
그러나 주요 언론기관에서는 수년전부터 기존의 평가와는 별도로 나름대로의 대학평가를 시행해오고 있으며 이러한 평가는 언론의 높은 대중성과 인지도로 인해 그 영향력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US News & Word Report’가 학사과정평가(가을)와 전문대학원평가(봄)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The Times, Financial Times’ 등이 영국대학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또한 ‘Asiaweek’지에서는 평가의 범위를 한 국가 내에서 확장하여 1997년부터 아시아 지역 대학들에 대한 평가를 매년 발표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에서도 1994년 모일간지의 ‘전국대학평갗를 시작으로 다른 언론 기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간헐적으로 이를 실시하여 정례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언론기관의 대학평가는 언론이라는 특수성에 기반하여 한국에 기이하게 자리잡아온 대학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언론기관 대학평가는 기존 대학평가와 뚜렷한 차별성이 없어 한국 대학의 서열화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가의 객관성과 평가 지표가 명백하지 않다는 점, 이례적인 결과를 발표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점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대학협의단체나 정부기관이 주관하는 대학평가에 관해서는 많은 연구가 뒷받침되어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모색하고 그 의의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언론기간 주관의 대학평가에서는 적극적인 논의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언론기관의 평가에 대해 대부분 자신이 소속된 대학에 대한 평가가 높고 낮게 평가 되었는지에 대한 것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평가 과정과 객관성, 엄중성의 검증에 대한 논의는 부재하고 있다.
언론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학평가는 교육권 제도에서 벗어나 정부와 관련기관의 평가와는 이질적인 매커니즘과 지표를 통해 평가되고 있다. 이는 곧 평가의 객관성이 결여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바이기도 하다. 대학 평가는 한국 현실 속에서 대학교육에 대한 일반국민의 의식과 교육정책에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교육제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국가 미래 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언론기관의 대학평가에 대한 적절한 검증과 평가의 평가가 시급히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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