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 아테네에서는 올림픽에 이어 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되었다. 아테네장애인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은 참가 140개국 중 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6개를 획득하여 종합 16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장애인선수들이 거둔 이러한 성적은 온갖 악조건 속에서 불굴의 투지로 일궈낸 값진 결과이다. 우리 장애인선수단은 전세기로 11시간이면 도착할 아테네를 다른 국가를 경유하여 24시간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또한 일반 올림픽 대표선수들이 태능선수촌의 좋은 시설에서 운동에 전념 할 때 전용 체육시설과 숙소가 없어 10개소의 훈련장과 숙소로 뿔뿔이 흩어져서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이 어려운 여건 하에서 오직 메달을 따겠다는 일념으로 훈련에 정진할 때 누가 하나 따뜻하게 격려해 주는 인사가 없었다.

이번 장애인올림픽에서 사격 금메달을 목에 건 허명숙 선수는 우승의 기쁨도 잠시 그동안 생활보호 대상자에게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이 장애인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어지는 연금으로 인하여 자격이 박탈되지 않을 까 노심초사 하고 있고 이는 많은 장애인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의 서글픈 현실이다.

그리고 그들이 메달을 획득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딴 메달이 우리가 밤잠 못 이루고 시청한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딴 메달과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장애인올림픽에서 획득한 메달은 올림픽에서 딴 메달 보다 가치가 없는 것으로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장애인올림픽에서 종은 성적을 거두더라도 상을 받거나 사회적인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의 실력은 올림픽선수 못지않다. 요즘 수영 같은 종목에서 장애인 선수들의 기록은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들에 비해 불과 10분의 몇 초만 뒤질 뿐이다. 하지 절단 장애인들의 육상 100m 기록도 10초대이며, 남자 휠체어마라톤 선수의 기록은 1시간 20분대면 풀코스를 주파한다. 따라서 더 이상 장애인 선수의 운동 능력을 의심해서는 안 되며 이들에 대한 지원도 올림픽과 같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그들이 더 이상 훈련장을 확보하지 못해 이곳저곳을 떠돌지 않도록 전용훈련장이 시급히 건립되어야 하며, 장애인올림픽 입상자들에게도 일반 올림픽 입상자와 동일한 연금이 지급되어 그들의 경기력 향상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체육에 대한 재정규모를 대폭 확대하여야 한다. 장애인체육에 대한 정책적인 예산 지원 없이는 장애인 체육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아테네장애인올림픽 이후에는 장애인들이 차별 없이 스포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활짝 펼쳐지기를 기대해 보며 아테네에서 최선을 다한 자랑스러운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이 글을 쓴 한민규씨는 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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