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학기가 시작됐다. 학생들에게는 개강과 함께 새로운 한 학기가 시작된 것이지만, 총학생회에게는 엄밀히 따지자면 이제 2달여 밖에 남지 않은 임기를 본격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시기다. 진행 중인 사업들을 서서히 마무리 지어야 하고, 방학 동안 준비 한 사업들을 본격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지난 학기 1캠 총학은 등록금 투쟁 이후 시험기간 도서관 개방, 총학홈페이지 개설, 예산자치제 시행 등의 사업을 진행시켰고 여성주의 강의 평가제, 학점포기제, 레드카드 등의 사업이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당장 시급한 명일상가 문제를 비롯해 남은 2달 동안 밤낮없이 뛰어도 모자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그러나 2달여를 남겨놓은 이 시점에서 1캠 총학생회에 대한 학내여론은 비난 일색이다. 대부분의 1캠 학생들이 총학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학교 게시판에는 일찍부터 47대 총학으로 기대치를 넘긴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1캠 총학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모든 학생을 대변해야 하지만 추구하는 가치나 목표의 차이에 따라 일부 학생들에게는 호응을, 일부 학생들에게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학생들의 비난은 어떤 사업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이다. 물론 학생들 모르게 방학 중에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있었을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학생들이 총학생회와 전혀 교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큰 문제다.

그리고 사실상 눈에 보이는 준비가 전혀 없는 1캠 총학이 방학 동안 학생들이 알지 못하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도 예상하기 힘든 일이다. 총학생회 홈페이지는 ‘아직까지도’ 준비 중인 곳이 태반이고 총학생회 사무실은 방학 내내 거의 비어 있었다. 방학은 분명히 편히 쉬면서 재충전하는 기간이지만 총학생회가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쉬고 똑같이 논다면 그들을 자신의 손으로 뽑아 주고 자신을 대변해주길 원했던 학생들의 바람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중앙대학교의 총학생회를 꾸려나갈 수 있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기회가 이제 2달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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