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대신문의 57번째 생일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은 사람이나 신문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1947년 9월 1일 창간된 이후로 중대신문은 꾸준히 길을 걸어왔습니다. 대학신문의 맏형으로서 진보적 대학언론의 기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며, 군사독재의 암울한 시절에는 치열하게 폭압적인 현실과 맞서 싸우기도 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세로쓰기 편집체제에서 순 한글판 가로쓰기 편집체제으로 전환, 격변하는 사회와 대학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시도했던 주2회 발행, 대학과 지역간의 담을 허물고자 지역면을 신설했던 것 역시 시대와 호흡하며 변화하는 대학언론이 되고자 했던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더욱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 대학문화, 대학인의 정체성은 불투명해 보입니다. 거대한 자본의 폭력성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으며, 대학 역시 지성의 산실이 아니라 직업준비소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대학신문의 미래 역시 뚜렷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목표마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때일수록 중대신문은 ‘의와 참’의 정신으로 지적 풍요로움과 시대적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언론으로서의 의무를 다해나갈 것입니다. 

중대신문에서는 57주년을 맞아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995년에 신설되어 10년간 중대신문의 한 축을 담당했던 ‘대학과 지역’면을 폐지하고,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정교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면을 신설한 것도 이러한 변화의 일부분입니다.

생일을 기념하는 것은 단순히 축하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생일은 앞만 보고 달리느라 잊었던 처음 마음가짐을 되새기는 자기 성찰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중대신문은 저희 기자들만이 만드는 매체는 아닙니다. 중대신문은 학생, 교수, 직원, 동문, 지역주민 등 중앙대의 모든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함께 공명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중대신문이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중앙인 전 구성원의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 비판이 필요합니다.

중대신문은 지금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겠습니다. 꾸준히 걷겠습니다. 항상 빠르진 않더라도, 길이 보이지 않거나 구불진 언덕길에서는 비록 느리게 발걸음을 옮기더라도 결코 멈추어 서지 않겠습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항상 변화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중대신문 가족일동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