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야구에서 세 부문을 석권했을 때 트리플 크라운이란 용어를 쓴다. 이것은 거의 나오기 힘든 경우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매우 값진 타이틀이 되는데 학계에서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안은 이가 있다. 그는 바로 미 정치‧행정‧경영학회 최우수논문상 3관왕에 오른 전영한 교수(정경대 행정학과)다. 책 내음이 묻어나는 연구실에서 오늘도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수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논문 통과 소식만으로도 행복했는데 꿈에서도 기대 못한 일이예요”라고 겸손한 소감을 밝히는 전영한 교수는 「공공조직의 목표모호성: 차원, 원인, 그리고 결과」라는 논문으로 미국 사회과학계의 주요 학회들로부터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3대 학회로부터 동시에 수상하는 일은 한국인으로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의 결실이 더욱 값지다.

 고등학교 때 순수학문을 좋아했던 그는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 진학에서 행정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매일 일어나는 공공의 문제 등에 관한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는 것을 좋아해요.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행정학으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어요”라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자신에게 만족해했다. 

 미국에서 논문을 준비하는 동안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고 한다. 외국인으로서 어디에 가서 무엇을 찾아야 하고 누구에게 자료를 부탁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연구 여건이 훨씬 나아졌어요. 이번 논문을 기초반석으로 삼아 연구에 모든 것을 투입할 생각이예요”라며 앞으로 공공조직의 민주주의 성과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책을 편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다른 논문들과 작은 차이로 수상을 했는데 꼭 대단한 논문을 쓴 것만 같아서 부담스러우면서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이와 더불어 가족, 은사님, 미국의 지도교수에게 수상의 영광과 함께 고마움을 전하는 전영한 교수.

 “곰처럼 하세요. 바보 같아도 우직하게 달려들어야지 약게 머리를 쓰려하면 결국엔 손해를 보게 되죠. 좋은 논문을 쓰려면 미리 겁먹지 말고 시간이 들더라도 발로 뛰는 도전정신이 필요해요”라며 중앙대 학생들에게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전한다. 또한 제자들에게 공부를 권하고 싶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으시는 모습에서 진정한 학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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