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만으로는 지구상의 어느 나라들보다 우리와 가까운 동아시아권 나라들이지만 동아시아 담론에 익숙한 우리들조차 주변국에 대한 관심은 저조하다. 당장 이웃인 중국이나 일본의 정치 상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중대신문에서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닷새 동안 대만전국여행을 통해 대만의 전반적인 정치상황을 알아보고 일상적인 대만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대만사회는 정치적으로 뿌리 깊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총통인 천수이벤의 민주진보당은 ‘일변일국(一邊一國)론’을 내세우며 외래정권(1949년 중국에서 온 국민당)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주장은 민진당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동시에 중립세력과 국민당을 자극했고, 지난 3월 선거에서 일어난 천 총통 피격사건으로 인해 야당연합과 두 세력으로 나뉘어 진 대만의 민주주의는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대만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중국과의 재결합이 아니라 대만의 민주제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대만 사회를 지배해온 대립 대신 관용의 전통이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앞으로 대만의 민주주의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1986년 탄생한 민진당은 역사가 짧다. 비록 이젠 과거 얘기가 됐지만 대만은 오랫동안 국민당의 그늘 아래 있었다. 그러나 지난 4년에 걸친 민진당의 집권기간을 거치면서 대만의 정치지도는 다시 그려지고 있다.

개혁 추진과 대만을 중국의 영향으로부터 방어해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는 일부 본성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기득권인 다수 본성인의 존재와 양당간의 분명한 노선 차이는 향후 건강한 양당체제를 만드는 데 확실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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