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는 첨단 생명 공학의 사회적 적용으로 전통 윤리학적 접근으로 해결되지 않는 새로운 갈등을 낳고 있어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생명윤리’는 그 명칭에서도 드러나듯 복합성을 지닌 응용윤리학의 한 분야로 간주된다.

윤리학이 행위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얻기 위한 일련의 일반 원리들과 도덕 규칙들의 체계를 추구하는 학문영역이라면 응용윤리학은 일반 원리들과 도덕규칙들을, 어떤 특수한 분야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탐구하는 윤리학의 분과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윤리적 일반 원리들을 일상의 다양한 윤리적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바로 응용윤리학인 것이다.

응용윤리로서 생명윤리는 개인의 판단이나 행위뿐 아니라 제도나 정책 결정 등 그것을 넘어서는 전반적 생활영역, 즉 사회 전체에 관계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생명공학과 연계한 생명윤리가 생물학자나 의료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영역으로 볼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생명공학이 분명 인류의 미래에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그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른 천문학적 수치의 자본 흐름이 유발 될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이점을 이용하기 위해 세계 거대 자본가들은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것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례 없는 혼란이 예상되는 바이다. 그만큼 생명공학을 악의적으로 이용할 위험성이 다분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미래사회의 푸른 희망들이 잿더미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생명공학기술의 부작용에 관한 쟁점은 각계각층의 학계에서 공론화 되어 왔고 다양한 대응책이 논의되고 있다. 지금까지 제기되어온 대응책 중 인문학의 생명공학으로의 참여가 많은 이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현재 인문학은 부분적으로나마 생명공학과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공청회와 캠페인, 자문위원회와 같은 생명공학 관련 기구에 시민단체 활동영역이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생명공학 영역에 인문학자들의 참여율이 높아 졌으며 생명윤리에 관한 다각적인 비판들이 제기되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과학 외부영역의 참여는 과학 분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제도적 문제로 제한되어 있어 그 개선책이 요구된다.

또한 생명공학자들을 양성하는 교육제도에 인문철학 커리큘럼을 첨부하여 기본적인 인권의식을 소양 시키는 근본적인 대응책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참여에서 벗어나 생명공학 분야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인류 보편적인 윤리에 위해를 가하는 연구를 제지하는 시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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