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밴드 웨건’이라는 영화를 봤어.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칠수야 없지. 1952년 작품인데 정말 멋졌어. 독특한 영화를 상영해주는 극장으로 유명한 서울아트시네마알지? 거기서 봤어.”네이버게시판의 ‘noah2000’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네티즌의 글이다. 이처럼 ‘독특한’영화를 상영한다는 ‘서울아트시네마’는 일반 영화관과 어떻게 다른 곳일까?

'서울아트시네마’는 2002년 첫 개관을 시작으로 관객들이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해 주는 곳이다. 특히 ‘인디포럼’, ‘프랑스 아방가르드.’등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다양한 주제를 기획하고, 그 주제에 맞추어 영화를 상영했다. 많은 예술영화의 상영은 한국 영화발전의 토대가 되었음은 물론이고, 다양한 관객들의 입맛을 충족시켜 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영상문화 발전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서울아트시네마’는 현재 폐관위기에 처해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영화관의 임대계약이 완료됨에 따라 상영공간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국가의 지원 예산부족 때문이다.

현재 아트시네마에 국가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영화관 임대료가 유일하기 때문에, 그 외의 부수적인 지출은 영화관 자체내에서 충당을 해야한다. 상영관 운영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이번 임대료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보았을때 결국은 또다시 폐관문제를 일으킬 점이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평론가협회 등이 공동으로 지난달 26일 발표한 성명서는 이러한 생각을 담고있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중단 없이 운영되어야 한다’라는 주제로 발표된 이번 성명서에는 서울아트시네마 운영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시네마테크 협의회 사무차장 김수정씨(32)는 “아직 영화진흥위원회와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 성명서 내용을 참조하여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할 것이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관의 안정적 운영 및 확대를 위한 지원 예산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와 협의를 할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표현했다.

현재 우리나라 영화관은 흥행하는 몇 편의 작품만을 상영하고, 관심에서 제외된 영화들은 상영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는 한국영화산업의 근본적 구조 취약점을 드러내는 현상이다. 몇 편의 흥행영화에 의지해서 영화산업을 계속 운영해 나간다면 한국영화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예술영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진행하여 한국영화의 문화적 다양성과 미래를 위한 투자에 힘써야 할 것이다.

흥행배우, 흥행공식에 철저히 계산된 상업적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대영화산업. ‘서울아트시네마’는 이러한 문화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대안이다.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독립문화공간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어 보전시켜 주는 것만이 다시 한번 한국 영화의 질적·양적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