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정신없이 한주가 흘러갔다.

내 기억으로 개강 첫주는 항상 바쁘게 보냈었던 것 같다. 기숙사에 짐도 풀어야 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감격의 재회 시간도 가져야 하며 개강총회다 입방식이다 술자리도 많아지는 등 하루가 24시간이고 내 몸이 한개뿐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원망스러울 때가 따로 없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날 힘들게 하는 것은 수강신청이다.

아무리 고민하고 노력해 보아도 꼭 어딘가가 꼬여버리는 나의 시간표를 보고있자면 한숨이 나온다. 어째서 내가 듣고싶고 들어야하는 과목들만 그렇게 쏙쏙 골라서 여석이 없는지, 그야말로 전쟁이 따로 없다.

시간이 맞지 않아 다른 시간대 수업을 신청하려고 수강취소버튼을 누르고 다른 수업을 신청하려고 하는 그 짧은 시간에 누가 그리 잽싸게도 하나 남은 그 자리를 가져가 버리는지, 하는 수 없이 다시 이전 수업을 신청하려 했는데 그 동안에 또 다른 사람이 내가 나온 그 자리를 쏙 차지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정말이지 앞이 다 깜깜해지고만다.

수강정정을 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여석표시가 계속해서 나와주면야 감사하겠지만 그것마저 종종 먹통이 되어버릴 때면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서 커다란 허무감 만이 남아버릴 뿐이다.

눈물을 머금고 행정실을 찾아가 한참을 기다려 조교형, 누나들에게 사정을 말해 보아도 난처하고 난감하기는 행정실 사람들도 매한가지다. 게다가 넘쳐나는 문의 와 일거리 개인사정들이 겹치다 보니 행정실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표정들이 하나 같이 좋을리가 없다.

지난호에 실렸던 ‘머리 큰 아이’의 수업듣기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 보다 힘들다는 내용이 너무도 공감이 간다. 여하튼 힘겨웠던 정정기간은 끝이 나버렸다.

나는 이번학기를 끝으로 졸업을 하기 때문에 더이상 이러한 시련에 시달릴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도 수차례 정정기간을 맞이해야 할 여러 후배님들을 위해 더 좋은 제도와 개선책이 등장해 수강신청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이 글을 쓴 박현우씨는 경영대 경영학부(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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