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정경대 3304강의실에서 ‘자본주의와 여성억압’이라는 주제로 중앙대 맑스포럼이 열렸다. ‘사회의 진보를 가늠하려면 그 사회 내 여성의 지위를 살펴보라’는 맑스의 말을 서두로 열린 이날 포럼은 여성에 대한 현 우리사회의 실태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날 발제자로 선 다함께 회원 강숙자씨는 먼저 여성이 남성 임금의 58%에 불과한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 국가 중 최하위, 전 세계적으로 볼 때 72위라는 점을 들어 아직도 한국에는 여성을 억압하는 잔재가 있음을 꼬집었다.

또한 무기발달이 미약하던 원시시대에는 사냥을 하던 남성보다 채집을 하며 안정적인 생산을 했던 여성의 지위가 더 높았음을 설명하고 처음부터 여성이 낮은 위치에 있었던 것이 아님을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여성의 지위를 변화시킨 원인으로 생산력 발달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산업발달 결과 생겨난 잉여생산물은 사유재산 발생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재산 상속문제가 발생, 재산을 물려줄 순수혈통을 위해 일부일처제가 확립되었으며 이는 가부장제의 과도기적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편 강숙자씨는 “자본주의하에서 여성은 이중 억압을 받고 있다”며 여성은 가사 일이 주업이고 여성이 있을 곳은 가정이라는 식의 이데올로기를 적용하여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현실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 혁명을 여성이 진정한 해방을 이룰 수 있는 단초를 보여준 사례라 평가하고, 덧붙여 서구·유럽에 비해 강력하지 않은 우리나라 여성 운동의 현태를 한탄했다.

끝으로 강숙자씨는 여성을 억압하는 조건은 점차 제거될 것이라는 말과 더불어 “육아와 같은 문제를 사회전체가 책임져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고 여성이 감상적이고 연약하다는 편견을 없앤다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여성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발제를 마쳤다.

그러나 이날 발제에 대해 자본주의 하에서 여성이 받고 있는 억압에 대한 내용이 부족해 포럼의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사회를 맡은 신동익씨(정경대 신문방송학과 2)는 “사회자로서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도록 이끄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다음 포럼 때는 이런 점을 보완하여 주제와 관련해 깊이 있는 내용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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