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찬’ 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어떤 아름다운 음악가, 한 마리 우아한 말, 어떤 장엄한 풍경, 심지어 지옥처럼 웅장한 공포 앞에서 완전히 손들어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예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다. 그와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 우정은 함께 예찬하는 가운데서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미셸 투르니에, 『예찬』

처음 만났을 때, 너는 무례하고 냉담해보였다.

두 번째 만났을때, 너는 폭풍이 몰아칠 것 같은 저녁의 잿빛 구름이 좋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고 했다.

세 번째 만났을때, 너는 <첨밀밀>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다섯 번쯤 보았다고 했다. 우리는 마주 보고 웃었다. 자꾸 웃었다.

우리의 눈빛이 허공에서 악수하는 최초의 순간!

해와 달이 먼 우주를 건너와 마주친 캄캄하도록 환한 일식의 순간!

이 글을 쓴 이윤설씨는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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