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하고 20여일이 흘렀다. 새로운 마음으로 2학기를 시작하려던 학생들은 몇 달 사이 변해버린 1캠 정문 앞 전경에 어색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방학기간 동안 정문 앞에는 검은색 4층 건물 신축공사가 신속하게 진행됐고, 이로 인해 중앙대를 상징하는 상징탑은 가려졌다.

명일상가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10월경 재건축이 거의 확정된 시점부터 지속되어 왔다. 건물이 재건축 될 시 상징탑은 물론 학교 앞 전경도 대부분 가려지게 되고 인도 폭이 더 좁아져 학생들의 보행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러한 모든 우려를 뒤로 하고 명일상가는 이미 완공되어 장사를 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학교 자유게시판에서 새 단장을 한 명일상가에 대한 불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몇몇 학생들은 불매운동을 주장하며 명일상가를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깨끗한 상가가 생겨서 좋다는 의견도 들린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쪽도 정확한 이유를 모르는 상황에서 왜 명일상가가 이렇게 논란이 되는지 그 내막에 대한 진단이 필요할 것 같다.

중대신문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왔다. 그 과정에서 대학본부측과 총학생회측을 만났고, 건물주 뿐만 아니라 건물주 아들과도 수차례 접촉했다. 취재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건물주와 건물주 아들의 말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제시하는 조건이 달랐고, 매번 말이 바뀌었다.

그리고 지난 9일 총여학생회의 대자보를 시작으로 총학생회측에서도 움직임을 보이려던 찰나, 명일상가측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하며 그 움직임을 저지했다. 현재 매출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세입자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그동안 학교측에서는 가격을 제시한 적도 없다는 것이었다. 1년여 간의 사태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학교와 학생들을 무시하고 대학과 지역의 공생관계를 맨 먼저 깬 것은 명일상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총학생회의 움직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사실 학생들이 우왕좌왕 하는 것도 총학생회가 뚜렷한 활동 없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있었던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이경호 1캠 총학생회장(정경대 경제학과 4)은 “명일상가측의 주장과 학교측의 주장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분명 사실 확인은 필요한 부분이다.

학생들은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안타까운 점은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이제 9월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다음주면 추석이고, 다음달이면 축제기간이며, 그 다음달은 새로운 총학생회를 위한 선거가 다가온다. 왜 이제야 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왜 이제야 움직임을 보이는지, 그동안 학생들의 요구는 왜 뒤로 미뤄놓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빠른 시일 내에 정확히 확인할 것은 하고, 그 방법이 불매운동이 아닐지라도 대학과 지역이 함께 공생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 그 중요성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학교 앞에서 우리는 제2의 명일상가, 제3의 명일상가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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