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맞게 되는 사회학과 대학원 콜로키움은 공교롭게도 독일에서 오신 라이너 졸(Rainer Zoll)교수님의 사회학과 특별 콜로키움에 이어져 부산함 속에 시작되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한 가운데 백승욱 교수님의 사회로 막을 연 사회학과 대학원의 첫 콜로키움은 요즘 가장 뜨거운 화두라 할 수 있는 비정규직에 관한 문제를 다룬 연구에 관한 발표였다. 발표는 연구에 직접 참여하신 이병훈 교수님께서 해주셨고 논문의 제목은 「Union Effect on the Use of Non-Regular Labor」으로 노동조합이 비정규직의 활용에 대해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찾기 위해 노조와 관련된 여러 변수들을 조합하여 결과를 이끌어낸 연구였다.

연구에서의 연구 방향이 전개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볼 수 있다. 첫째, 노조의 유무가 비정규직 활용정도나 관련사항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둘째, 노조가 구성된 사업자에 한하여 비정규직의 활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셋째, 노동시장의 분절성-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의 분화-이 노동조합의 효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 이렇게 세단계로 점층적으로 깊어지는 연구과정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발표 내용 중에 비정규직과 관련하여 사측과 노측의 서로 다른 비정규직의 사용이유가 본인에 눈에는 흥미롭게 보여 졌다. 사측에서는 보다 싸고, 노조에 가입되어있지 않으며, 해고여부가 보다 간편한 점이 비정규직 선호에 관한 이유가 되는 반면, 노측에서는 정규직 조합원들의 보호를 위한 완충인력으로 비정규직을 고용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비정규직 역시 노동자의 일원으로서 노조의 보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규직이 대다수인 기존의 노조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비정규직의 촉진제로서 작용할 것인가 규제자(억제자)로서 작용할 것인가- 비정규직을 다루느냐 혹은 대하느냐의 문제를 이번 발표를 통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노조의 힘이나 노조의 태도, 성향-사측에 협조적인지 적대적인지, 여부 사업장의 크기(고용인원수)등 비정규직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들 간의 관계를 회귀 분석을 통해 도출해 낸 여러 결과들 중 흥미로웠던 것은 사측의 비정규직 고용원인이 노조의 경직성에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이는 노조가 지나치게 과보호 되고 있어서 사측에서는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을 고용 할 수밖에 없다는 경영자 측의 논리와 맞아 떨어지는 결론 이 었다. 실은 배움이 짧은 관계로 이러한 표현이 교수님이 내린 결론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이러한 연구결과가 이러한 부분이 사측의 논리와 맞아 떨어짐은 다소 의외였다.

참석해 주신 다른 사회학과 교수님들의 질문은 역시 날카로웠다. 어수선한 시작과는 달리 흥미 있는 주제와 깔끔한 발표, 열의를 띈 질문으로 인해 콜로키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콜로키움 다워졌고 발표 사이사이 이병훈 교수님의 학생들을 위한 연구와 관련된 조언들은 말 그대로 피와 살이 되는 것이었다.

이 글을 쓴 문정호씨는 대학원에서 사회학(석사1차)을 전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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