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은 몸과 마음이 풍성해 지는 시기로 모든 것이 풍요롭게만 느껴지는 때이다. 교내에서도 학습능률을 증진시키기에 알맞은 가을에 맞춰 문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술행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독문학과는 교내에서 학술행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곳 중 하나이다. 년 단위로 계획되고 있는 중앙게르마니아 ‘현대문화이론의 대가들’은 이미 푸코와 아도르노 등 사회 철학자들의 사상을 문화이론의 측면에서 논의 해 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의 콜로키움이 다소 이론적인 면에 치우쳤다면 사회학과에서는 좀 더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논의 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에서 뜨거운 감자인 이라크 파병, 과거사 청산 논쟁 문제 등과 다소 원론적이지만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정보민주화, 한국보수주의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예정이다. 평소 다양한 시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함께 참여하여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밖에도 노동문제와 관련한 특별 콜로키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로 독일의 저명학자 라이너 졸(Reiner Zoll)교수의 특강이 그것이다. 그는 노조에서 오랜 기간동안 활동한 것을 바탕으로 노동자의식과 노동운동 및 노동문제에 관련하여 집중적인 강의를 진행할 것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노조문제로 끊임없이 진통을 겪어왔던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번째로 정보화 시대의 도래를 통한 과학기술적 발전과 변화, 이에 따라 결정되는 기업조직의 모습을 두 차례에 걸쳐 논의 한다. 정보화시대에 권력과 맞물린 기업들의 특성을 살펴보고 정보과학기술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인간의 삶에 대한 노력은 철학적 지혜보다 기술이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기술의 발전이 있다 하더라도 이 발전의 근원에서 원인 제공하는 것은 인간이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바로 철학인 것이다. 그만큼 철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철학과에서도 창설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탈권위주의와 진정한 권위의 조건들’ 이라는 주제로 진행할 예정인 이번 행사에서는 권위주의의 요소들과 특징을 시대 순으로 분석·비판하고 철학적 시선으로 진정한 권위 조건에 대해 짚어 볼 계획이다.

하지만 올 추계 학술행사들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드러났다. 일부 단대 특정 학과에만 학술활동의 흐름이 집중되고 있으며 2캠에서는 다양한 학술행사를 접할 기회가 없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2캠의 경우, 외대에서 이따금 학술활동 소식을 접하기는 하지만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행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대, 산업대 등에서도 학술 행사를 충분히 기획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여서 추후 체계적인 논의와 의견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학내 전반에 들리는 학술행사 소식이 그 어느 때 보다 반갑다. 학생들의 능동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지금 계획하고 있는 학술활동이 단순히 행사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의 학술탐구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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