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개안에 의해 매일 무료급식이 이루어 진다는 용산역 광장.

10시 반이다. 역광장 한구석에 여기저기 남루한 옷을 걸친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며 줄서는 것이 보인다. 그곳으로 가 아직 급식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카메라를 꺼내며 취재를 준비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유명한 시사주간지와 잡지사에서도 취재 나온 것이 보인다.

"저 이곳이 무료급식 하는 곳 맞나요"하며 주위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질문하는데 갑자기 한 할아버지가 손에든 카메라를 보고서 고함을 지르며 다가온다. "저리 안 꺼져. 너 사진만 찍어봐. 다 부숴버릴꺼야." 다가오며 계속해서 고함을 지르고 간간히 욕도 한다. 당황하고 있는 내 주위에는 급식을 먹으러 온 몇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 중에는 지난 날짜의 모 일간지의 사회면을 들고 온다.

취재하러 왔다고 말하지만, "이게 나야. 우리가 도둑질해서 밥을 먹는 것도 아니고." 내 말에는 대답없이 좀전에 그 할아버지는 다가와서 신문의 사진을 보며 말한다. 사진은 이곳에서 급식장면이 담겨져 있었다. "여기있는 사람들 다 개인사정이 있어 이곳에 오는 것이고, 집있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사정은 고려하지도 않고 이렇게 사진을 내면"하며 "난 집에 갔을 때 손자들 얼굴도 보지 못했어 알아."

모여든 분들도 한마디씩 한다. "자꾸 기자들이 와서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면서 계속해서 취재해 가는데 다 필요없어." "신문이나 방송에 나가봤자 무엇이 달라지겠어. 정부나 복지부에서 도와주어야지." 여기저기 웅성거린다. 결론은 얼굴은 안된다는 것이다.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옆에 있던 잡지사와 주간지 사람들도 모두 이런 이유로 저지된다.

대화는 급식이 시작되면서 중단된다. 11시가 되자 무료급식을 주관하는 유연옥씨가 온 것이다. 상황을 보며 소란을 막기 위해"사진촬영은 금지합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간지나 잡지사에서 나온 사람들은 급식중에 실랑이를 벌이며 끝내 사진을 찍어 간다. 단지 사진만 찍어 간다.

그들의 사진촬영을 보면서 굳이 그렇게 사진촬영만을 고집하는 그들의 의도가 궁금했다. 진정으로 이 선행을 알리려 왔다면 유연옥씨와의 인터뷰나 단순히 사진이 배제된 기사를 실으면 될텐데 말이다. 아마도 이들은 남을 고려하지 않고, 생각없이 자신의 일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이 도움은 커녕, 오히려 피해만 준다는 사실을 망각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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