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착공 연기로 시작된 학내사태가 해결되지 못한 채 6월을 맞이했다.
한 낮의 열기가 제법 뜨거워진 만큼 학내의 열기도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
고 있다. 더위로 인해 느끼는 짜증만큼이나 교수, 학생, 직원 할 것 없이 모
두 MC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지난 3월 메디칼 센터의 착공 연기로 시작된 학내사태는 의대생들의 유급
과 인턴 레지던트들의 해임 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히려 다급해진 것은
학교당국이다. 지난 3일 이종훈 총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긴급 전체교수회의
를 소집해 `10월 착공이 안되면, 책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인이나 학생회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한다. 법인은 사태 해
결을 위해 `보여줄 것은 다 보였고, 해줄 것은 다 해줬다'라는 태도다. 의대
를 비롯한 학생회는 `현 법인에게 기대할 것이 없다. 이제 남은 것은 법인의
퇴진 뿐이다'라는 입장으로 유급과 해고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지난달에 있었던 법인 이사장과의 간담회를 지켜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법인의 최고책임자가 학내 제주체들이 요구
한 간담회에 왔으니 더 이상의 파국은 없으려니 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
날의 간담회를 간단히 평하자면 이사장이 현 학내상황과 학생들의 정서를 몰
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태가 지금의 상황까지 온 근본적인 책임은 법인에게 있다. 어떤 이유를
달아도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은 법인도 인식하고 있으리라 본다.
문제는 이사장의 육영의지와도 관련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능
력이다. 현재의 법인의 구조를 보자면 학내 권력 구조상 힘은 모아져 있으나
일의 해결능력에 있어서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MC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도대체 법인이 학교에서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라
는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이사장이 중앙대학교에 대한 육영의지가 있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은 법인사무처의 구조다. 해고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 인턴은 법인의 문제
점에 대해 "이사장의 친인척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인
경영능력을 가진 사람이 주인의식을 갖고 학교를 운영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
황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사장은 법인의 구조를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학교당국과 법인의 역할을 분명히 구분해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
경영능력이 확실하다면 재정적인 한계는 어느정도 극복이 가능할 것이다. 과
감히 모든 권한을 학교당국에 맡기고 학교에서 손을 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 학내사태의 모든 잘못이 법인에게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
의 근원지였던 법인이 지금이라도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법인의 미
래는 이미 결론이 나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최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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