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출판계 동향-경제 불황 극복 위한 경제 실용서 '봇물' 예술분야, 다품종 소량 판매 두드러져…재취업 및 창업서적은 난무
  • 중대신문
  • 승인 1998.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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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출판계를 강타한 최대 이슈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역시 IMF사태. 작년말부터 몰아닥친 IMF한파로 출판계는 잔뜩 위축되었다. 종이값 및 제반 제작비의 상승, 가정경제의 위축으로 인한 문화비 절감 등 안팎으로 출판계를 압박했다.

그러나 대한문화출판협회가 집계한 상반기 출판통계는 지난해에 비해 발행총수에서는 14.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교육학 분야를 포함한 사회과학 종수는 예년에 비해 55.7% 증가했고 전체 종수에서 사회과학 분야를 제외하면 예년에 비해 10.6% 정도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발행부수를 따지면 사회과학 분야를 제외하면 오히려 24%가 감소했다. 제작비 상승과 경제의 위축으로 재고를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학·예술분야 등에서 다품종 소량판매 현상이 두드러졌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98년 도서판매경향 총괄분석'에 다르면 상반기 도서 총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8.4% 정도 줄어들었다.

분야별로는 인문부문이 퇴조하고, 경제·경영분야의 많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서점조합연합회가 집계한 상반기의 베스트셀러 50위권에 공통적으로 든 인문서는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 실록'이 유일하다. 이에 비해 경제·경영서는 외국의 저명 경제학자 부즈 앨런과 해밀턴이 한국 경제를 진단한 '한국보고서', 경제상식을 알기 쉽게 풀어쓴 '손바닥 경제', '맥킨지 보고서' 등 10권 가까이 올라 지난해와 대조된다.

한편 경제 지표를 도식화한 수십개의 도표와 건조한 문장으로 이뤄진 '한국보고서', '맥킨지 보고서' 한편에는 부드러운 문체의 '경영 에세이'가 경제·경영 실용서의 새 물꼬를 트고 있다. 갓 태어난 출판사 '생각과 나무'에서 나온 '익숙한 것과의 이별'과 '헝그리 정신' 등이 경영·경제 실용서로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국내 경제위기가 결코 우리만의 위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서점가에는 현재의 위기를 공황의 시각에서 바라본 책들이 많이 등장했다. 비즈니스 제국인 미국 주도 경제의 종말을 논한 '제2차 세계 대공황이 온다'와 경기침체와 대공황시대의 경제를 분석한 '대공황의 습격'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재취업 및 창업을 돕기 위한 책이 2백여종 이상 나와 경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특별한 노하우 없이 창업을 유도하는 입문서로는 '성공적인 점포 경영 33선', '유망사업정보', '벤처 비즈니스의 이해' 등이 있다. 또한 창업을 결심한 사람들을 위한 재테크론 정보서로 'IMF 재테크', '알토란 재테크' 등이 출간되어 창업에 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정보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는 없다. 이에 대해 연세대 김농주 취업담당자는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1%에 불과한 실정이고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라며 "창업관련 정보서 중에 경험을 토대로 한 노하우를 공개한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될 듯 싶다"고 말한다.

문학부문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대형서점 집계 베스트셀러 10위권 내에 '하늘이여 땅이여', '관계', '슬픈 어머니', '홍어' 등이 올라 있다. 하지만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비소설 부문의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이다. 사소하고 평범하지만 잔잔하나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를 다룬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안도현의 '연어', 류시화 책 등도 51위권 안에 드는 베스트셀러이다. 전반적으로 경제 압박에 시달린 탓에 베스트셀러에서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비소설이 상위권을 휩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 경제위기와 IMF라는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서 출판시장은 도소매상의 연쇄부도와 매출감소로 인한 심한 몸살을 앓았다. 그 여파로 이미 수많은 출판사들이 폐업을 했거나 줄줄이 부도가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정경제부는 내년 1월부터 서점 출판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100%로 확대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출판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정부의 출판시장 전면개방으로 출판시장의 판도변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여기저기에서 변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혼란의 시기에 위한 진단과 제안을 담은 책들이 여전히 내년에도 소리없는 외침으로 99년 출판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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