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정말 학부모와 학생사이에 혹은 교사와 학생사이에 대화의 시간이
부족하죠. 서로가 서로일에 바쁘니까요. 그래서 이 신문을 만들게 됐습니다."
지난 5월 1일 가정의달을 맞아 동작구에서는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가 함
께만드는 가정신문 `열린 이야기마당제 3호'를 만들었다. 신문의 제작을 담
당한 기획예산과의 노병춘씨(38). 그는 이 신문의 제작동기를 이렇게 말한다.

가정신문은 지난해 봄, 가을에 이어 세번째로 만들어졌다. 글을 통해 서로
간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맘껏 하게 하는 것, 이것이 신문의 가장 큰 목표
이다. 타블로이드판 총 16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신문의 편집위원은 총 6
명. 학생 1명을 비롯해 교사와 학부모 모두가 편집위원에 속해있다. "다들
직장 다니다보니 만나서 얘기할 시간도 얼마 없죠. 또 이런일은 어느정도 전
문성이 필요하잖아요. 솔직히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신문을 만들려
니 어려운 점이 많아요."하지만 이번 신문은 반응이 상당히 좋아 기분이 좋
다고 얘기하는 그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동작관내에는 총 18개의 초등학교가 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글을 모집했는데 총 3백62편이 들어왔다. 전체 학생수에 비하면 적
은 수지만 예년에 비하면 매우 늘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노병춘씨는 그 많은
글중 30여편만을 골라내는 과정에서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고.

이번 신문을 만드는 데는 약 40여일이 걸렸다고 한다. 글이 들어오면 주제
별로 글을 모아 그 글을 편집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읽고 그중 좋은 글을 선별
해서 지면화한다. 보통 각자의 일이 끝난 후에야 만나 얘기할 수밖에 없어서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의 말에 따르면 편집일에 참여하
는 이들 모두 스스로 참여하겠다고 의사표명을 한 이들이어서 일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헌신적이라고 한다.

"이번 글쓰기 주제 중에 `김기옥구청장에게 바라는 것'이라는 주제가 있었
는데 거기에 자기동네에는 놀이터가 없어서 함부로 밖에 나가서 놀지도 못한
다는, 그래서 놀이터 좀 꼭 지어달라고 하는 한 아이의 글이 기억에 남네요.
그외에도 재밌는 글이 많았어요. 글을 읽으면서 오히려 제가 배우는 점도
있었죠"라는 그는 앞으로 신문이 더 많이 홍보가 되어 1년에 두번만이 아니
라 더 많이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도 부린다. 구정소식을 비롯해 다른 소
식들을 함께 싣는다면 정보지로서의 가치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
세번의 경험으로 이뤄진 이번 신문에서는 1면에서 3면까지는 구정소식을
담고 마지막 3면에는 학부모와 교사의 글을 같이 실었다.

노병춘씨는 이번 신문을 만들고 나서도 항상 처음같이 여러가지가 아쉽다
고 한다. 이번에 가장 아쉬운 점은 좀더 많은 아이들의 글을 실어주지 못했
다는 점이라고 한다. "항상 그렇지만 지면이 한정되어 있고, 학교별 비중을
맞추다보니 좋은 글 여러개를 넣지 못한다는 점이 정말 아쉬워요. 이번에도
학교별로 좋은 글이 많은 학교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학교가 있음에도
똑같이 비중을 맞춰 실을 수밖에 없었죠"라고 자세히 얘기한다.

동작구청에 근무한지 10여년. 이젠 완전히 공무원식이 되어버린 자신의 행
동을 보며 가끔씩 못가본 길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는 노병춘씨. 의욕적으로
신문제작이라는 낯선 일에 몰두하고 있는 그의 열정이 가정신문 `열린 이야
기마당'과 계속 함께하길 기대한다.

<전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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