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대학의 진입
  • 중대신문
  • 승인 1998.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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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끝, 출발만 남았다."
"한국의 교육개방 계획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합의만 되면 당장 내일이라도 강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작년 여름 미국 켄터키주에 있는 루이빌 대학의 존 슈메이커 총장이 국내 대학과의 교류와 분교 설립을 위해 방한한 적이 있었다, 일본 가나가와 대학을 비롯한 20여개 국가의 30여개에 이르는 대학과 강의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루이빌 대학의 슈메이커 총장은 당시 한미 간의 강의 교류라는 측면에서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외국 교육기관의 국내 진입은 정부의 개방 정도에 따라 다분히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의 개방계획은 △95년 기술 예능 사무 가정 계열 학원등 전문강습소를 시작으로 △96년 입시계, 외국어, 컴퓨터 패션 디자인 등이 △97년에는 대학과 대학원의 부분개방 △99년 전면개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문학원 쪽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패션미용, 독일의 기술, 일본의 컴퓨터학원이 일부 진입해 있고, 일반학원도 영어, 불어 , 독어 ,일어 등의 어학계가 행보를 빨리 하고 있다. 얼마전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미용사 비달 사순도 그러한 예의 하나,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국 대학은 형식상 한국인을 내세워 초기에는 진입했다가 부지나 건물매입 등 시장진입이 기초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수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 대학과의 학술교류를 명분으로 삼고 분교설립 등의 실리를 취하면서 서서히 국내 교육시장을 잠식하는 것이다. 국내 대학과의 학술교류는 우리의 시각에서는 학문적 역량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환영을 받고는 있지만, 외국대학의 시각에서는 국내 진입의 시발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95년 국내 진입을 시도했다가 걸음을 늦추고 있는 UCLA이다. 미국내 대학서열 20위권으로 이미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고 있는 UCLA는 95년 다시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사무소를 설치하고 부산에 분교설립을 추진하는 등 국내 대학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UCLA가 추진했던 부산분교의 학사행정 기본 골간은 국내에서 4학기를 이수하고 본교에서 인증하는 시험에 통과하면 나머지 4학기를 미국에서 이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것, 좀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원하는 수용자의 입장에서는 무척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이후 UCLA는 뜻밖에도 국내 교육계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기 시작했는데, 그 까닭은 현재 UCLA의 국내 진입을 보도했던 언론이나 교육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부산지역의 대학들이 연합해 공동연구, 학술교류 등의 대응을 보이자, 짐짓 시장 점유가 어렵다는 인식으로 국내 진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는 서울 사무서에서도 철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대학의 위압감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외국의 여러 대학들이 국내 대학들과의학술교류 등을 통해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국내 시장을 엿보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학의 개방을 외국의 이론을 그대로 답습하는 .국내 학문 풍토에 비교해 볼 때, 우리 학문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도 있다. 그러나 외국대학이 국내 대학들의 시장을 잠식하는 멀지 않은 미래는 그다지 청신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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