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균 2캠 관리처장(교육학과 61년 졸업)

단순히 나이가 많다거나 먼저 졸업했다는 단 한가지의 이유만으로도 이른바 선배 대접을 받던 시대에 나름으로는 선배 대접을 깎듯이 하면서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어쩌다 보니 선배가 무엇을 했기에 선배 대접을 받겠다고 그러느냐는 이른바 능력사회가 코앞에 도래한 마당에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대학이 잘났든 못났든 선배를 알아준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코끝이 시큰한 감동을 받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세상이 어찌 변하든지 이 사회 이 세계는 인간이 주인입니다. 이 세상 어느 대학보다 훌륭한 대학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또, 많을 필요도 없습니다. 무한 경쟁시대의 경쟁력, 정보화시대의 정보력, 능력사회의 능력이 거의 같은 뜻이고, 우리가 지향할 목표이겠습니다만, 이것이 우리의 생존을 보장할 수는 있어도 행복을 보장하는데 있어서의 필요조건은 되나 충분조건은 못됩니다. 그러나 그 필요조건을 경시하면 충분조건인 행복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능력을 키워 경쟁에 뒤져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그 능력이라는 것이 무엇이든 능히 할 수 있는 힘인데, 그 힘은 물리적 힘이 아니고 정보의 힘입니다. 이른바 정보력은 정보를 남보다 먼저 더 많이 수집·분석·평가·선택하여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힘이고,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창조하는 힘입니다. 그럼으로 우리대학의 모든 발전노력은 바로 여기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컴퓨터 조작능력이나 외국어 능력 향상만이 정보력 향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필요조건만 중시하고 충분조건을 경시하는 것입니다.

후배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이란 수학상의 논리만은 아닙니다. 우리의 충분조건이란 선후배간은 물론 우리 인간사회에 차가운 머리(이성)와 따뜻한 가슴(감성), 그리고 두둑한 뱃심(의욕·건강)으로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인 정보력을 갖는 것이고, 그 정보력은 남보다 더 빠르고 창조적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머리(지성)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후배관계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는 가슴입니다. 사랑이요 낭만입니다. 따뜻한 가슴을 지키기 위한 지성과 두둑한 배짱을 키웁시다. 그것이 바로 중앙입니다. 인체의 중앙이 가슴이듯 우리대학은 언제나 중앙이어야 합니다. 선배는 어떻든 선배이지 후배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대학에서 만이라도 이 평범한 얘기가 가슴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우리 속담이 아우 만한 형 없다로 바꾸어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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