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이 엠 에프 시대에 이래도 돼?"

다섯 살짜리도 IMF라는 말을 옹알거린다는 요즘. 지난 15일 제2캠퍼스 1차 새내기 새로배움터가 천안 상록 리조트에서 열렸다.

"조금만 더 밀착해 주세요. 대학에서 배울 것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학교생활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선·후배간의 친밀한 유대를 도모한다는 기본 취지에 부합되게 새터에서 제일 먼저 새내기들이 배운 것은 '밀착의 미덕'이었다.

수용인원이 4백여 명인 실내에 5백여명이 넘는 신입생들이 밀착 구호를 외치는 사이, 좁은 행사장내에 입실조차 하지 못한 선배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선배학교'로 향했다.

"선배님들은 많은 준비를 하셨다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느 당찬 새내기가 불만을 토로했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지는 거예요. 조금만 참아주세요"

라는 진행자의 말이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당연히 입실하는데만 40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지연되는 행사일정 속에도 그나마 진행된 행사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지 않았나 자문해 본다. 급기야 모 단대는 행사를 포기하고 자리를 뜨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공간활용과 효율적 프로그램을 위하여 학외로 나온 명분이 주최측의 불성실로 흐릿해지는 순간이었다.

한편 같은 장소에서 다음날 벌어진 새내기 장기자랑에서는 함께 하는 문선, 노래, 연극이 펼쳐졌다.

"산신령님 금도끼 팔아서 경제에 도움이 되게 할께요"

새내기들의 장기자랑에서 빠지지 않던 것은 유감스럽게도 선배들이 간과했던 IMF. 금 모으기라는 대사에, 새터 매 저녁시간마다 무심히 버려지던 5백여 개의 일회용 컵이 생각났다면 잘못된 연상의 오류를 범하는 것인가.

물론 학외에서 열렸던 이번 새터 자체가 예산의 낭비였다고 까지는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새터에서 혹 그 본래의 목적뿐 아니라 현실에서의 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자명고' 역할을 해야 할 대학인의 청년정신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즐기기 위한 '즐거움으로서의 문화'만을 보여준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듯 싶다.

어쩌면 개강후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받게 될 지도 모른다.

"선배, IMF시대에 이래도 돼?"

<홍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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