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정보화, 세계화란 말은 우리 귀에 친숙하기 시작했다. 그말들은 항상 듣는이로 하여금 새로운 시대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현실의 규범들을 벗어난 어떤 규범들을 추종하게 만든다. 현 시기의 이러한 정보화, 세계화의 양상은 여러 노동이론가들에 의해 독점자본의 노동자 계급에 대한 새로운 억압체계 구축을 위한 노력으로 규정되어 진다. 이들은 세계화와 정보화 공세를 자본주의적 생산의 위기에 처한 독점자본의 대응이므로 당연히 노동에 대한 공세로 나타나게 된다고 얘기한다. '신자유주의'가 그 대표적인 형태이다.

이러한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노동운동 역시 새로운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오늘(10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서울 국제 레이버미디어 97'은 정보화·세계화 공세에 대한 노동운동의 효과적 대응을 꾀하는 자리로 준비된다. 주로 노동운동관련 국내외 연구자와 노동운동연구소에서 준비한 주제토론은 이러한 노동운동의 대응전략 모색이라는 주제에 충실하게 진행된다.

현대사회 정보화와 세계화를 가속화시키는 동력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제기로부터 노동진영의 대응은 시작된다. 80년대의 자본의 위기는 과잉생산으로 인한 전반적인 침체성을 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본계급은 노동자에 대한 새로운 통치들의 필요에 의해 '노동의 유연성'을 가장한 불완전 고용을 증대시키고 있다. 제반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들의 유포가 활발히 전횡하는 곳에서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를 극복하기는 매우 어렵다. 노동진영의 대안 모색은 이런 이유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세계화, 정보화 그리고 노동운동'이라는 주제발표를 하는 한국노동이론 정책연구소 채만수 부소장은 지난 1월 있은 총파업투쟁을 평가하며 발달한 정보화 기기들과 시스템을 노동운동을 위시한 사회운동의 발전에 이용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보화의 시스템이 노동자계급에게도 보급될 것은 당연하고 또 노동자들의 힘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 사실은 이들 정보기기와 시스템이 착취에 저항하는 무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초 한국의 총파업 투쟁에서 총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총파업 추쟁과정을 비디오로 담아 이를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알린 그들의 작업은 정보화를 이용한 국제적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었다.

외국의 경우에도 미디어 기술을 이용한 노동운동 진영의 성공적인 투쟁 사례는 결코 드물다고 할 수 없다. 미국을 중심으로 구성된 레이버네트(Labor Net)는 2백 50여개에 달하는 미국내의 연맹노조와 노동단체 그리고 각국의 연맹노조를 서로 연결하고 있다. 캐나다 공공노조의 솔리네트(Soli Net)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현재는 인터넷과 통신을 통해서 연대투쟁의 강화역시 갈수록 중요해져가고 있다. 이에 대한 자본측의 반응은 억압과 검열이다.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여기서 발생하게 된다. 자유로운 정보화 사회를 여는 일이 노동자계급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된다는 점이 지금의 특징이다.

<전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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