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자로 13년간 중앙대 의과대학에 봉직해 온 이재광 교수가 지난 10월 12일 별세하였다.

고(故)이재광 교수는 중앙대 의과대의 첫회 졸업생으로 중앙대 의대의 효시였으며, 85년 임상강사로 모교에서 강의를 시작하면서 타계한 그 순간까지도 중앙의 강단을 떠나지 않았던 참 중앙인이었다.

중앙의대부속 필동병원 대의원으로서, 중앙대 교수협의회 총무로서, 최근 학내 MC문제를 수습하기 위한 수습대책위원으로서 그가 맡은 중앙에서의 중책은 실로 무거운 것이었다.

그럼에도 고인은 그 어느하나 소홀함이 없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하였으며 수많은 병원 및 학내 업무를 일일이 다 챙기는 성실함을 보이면서도 힘든 기색하나 보이지 않았다.

능력있는 자에게 많은 일이 맡겨진다는 말처럼 고인에게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산적해 있었음에도 지난학기부터 드세게 불거져나온 MC문제는 고인의 삼신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정신치료에 대한 교수의 정열은 남달라서 근래 몇 년간 오로지 정신분석에 관한 연구논문만을 발표하고 있었으며 최근 '동·서양의 정신치료 접목'이라는 과제를 놓고 한창 연구에 몰두하는 중이었다.

더욱이 이교수는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임을 강조하며 청소년 환자들에게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 청소년 유관 단체모임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새로운 세기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고민을 같이 고뇌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정신과 의사의 역할'의 소임을 충실히 해낸 것이다.

환자들에겐 격의없는 의사로서, 직원들에게는 가족같은 친근함의 교수였다.

마지막까지 중앙대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던 고인.

이제 고인이 차지하시던 큰 자리를 매우는 것이 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겨졌을 뿐이다.

평소 고인이 그리도 기원하시던 MC건립.

기공식을 20여일 앞두고 시삽식에 두손을 내어보지도 못한 채 눈을 감으셨다.

비록 기공식장 부지에 고인의 손을 거쳐 흙은 뿌려지지 못했지만 이미 고인의 온 몸과 정신은 그 속에 녹아 MC건립, 나아가 중앙의 발전의 든든한 반석이 되었음을 믿는다.

<김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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