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도 총학생회 건설을 위해 대학가가 뜨거운 선거 열기로 달아 오르고 있다. 우리는 이번 총학생회 선거를 통해 학생대중에 기반한 학생회 활동은 물론이거니와 더 나아가 학생운동의 존립근거를 점검해보는 자기 성찰과 앞날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총련 출범식 이후로 수세국면에 빠진 학생운동은 그 동안 끓임없는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는 전대협, 한총련 10년 역사를 이끌어 온 운동방식을 점검하는 시간이었고 대중과 함께라는 의미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1캠퍼스 총학생회의 '한총련 총투표'와 본사의 개교기념 중앙인 의식조사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대다수 학생의견은 현재와 같은 학생운동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된 학생의 의식변화에 조응하는 학생운동의 전형창출이란 과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총학생회 선거전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총학생회 건설은 과거에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었던 선거운동원만이 자리를 지키는 유세현장과 안면이 있는 운동원에 이끌려 투표를 하게 되는, 투표와 유세가 괴리된 현상을 극복하고 냉담하게 돌아선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선거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인 공약선전을 통해 표를 모으는 입후보자의 모습이 아니라 학생대중과의 토의를 통해 공약을 도출해 내고 이를 실현시키는 상호교감의 장으로서 선거전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대중이 비록 학생운동의 변화를 바라고는 있으나 또한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사회 곳곳에서는 한총련 와해정국 이후로 민중운동세력에 대한 공안의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대선열기에 가려진채 정치권과 사회기득권층에 의해 불의가 횡행하는 정권말기 현상이 만연한 가운데 전두환, 노태우 사면여론이 고개를 들고 구속되었던 대통령아들이 정치적 흥정 속에 석방되고 있다. 이 사회에 양심범이란 없고 단지 공산주의자만이 수감되어 있다는 정부의 발표에 민가협 어머니들은 오늘도 눈물만 짓고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가야할 길과 두고 보아서는 안되는 일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예년과 달리 경선으로 치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학생회 선거의 가장 큰 목표는 학생대중으로부터의 신뢰회복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선거운동을 통해 학생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 학생회건설이야말로 그동안의 부진과 정체를 털어내고 힘찬 새출발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