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한창이던 지난 목요일(23일) 새벽이던가.

도서관 지하 열람실에는 참으로 어이 없이, 그리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 순간에도 쓸까말까를 고민하게 하리만큼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이 있었다.

한참 졸린 새벽 두시 반경 비교적 출입구에서 가까운 좌석에 대여섯의 남학생들이 모여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눈을 의식하여 재차 바라봤지만 눈이 마주친 그 중 한 친구는 잠시 머뭇거리는 그 하더니 다시 카드놀이에 열중했다. 간간이 작은 웃음소리도 들렸다.

많은 학우들이 통로를 오가며 그 광경을 보았겠지만 아무도 그들을 말리지 않을 만큼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정말이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정말 우리의 교정에도 그런 분위기가 스며들 수 있었던 걸까.

어려보였던 그 학생들에게 점잖게 얘기하니 겸연쩍은 듯 판을 걷긴 했지만 그 열람실에 있었던 많은 선배들과 내게 말려줄 것을 부탁하던 후배, 소속 모를 '도서관 자치회`라는 것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는 뭔가를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듯하다.

돌아서는 뒷전에는 얼핏들리는 '재수 없다`라는 소리와 함께…

<류성용, 건설대 건축공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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