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화해로 한마음 통일로 한 걸음 북한동포돕기문화제'가 대운동장에서 있었다.

문화제의 취지나 의의로 볼 때, 그리고 문화제를 준비한 여러 학우들이 노력한 것으로도 행사의 손색이 없었음은 물론이었다.

행사가 진행되면서 추운 날씨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행사를 지켜보는 학우들을 보면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으로써 가슴이 뭉클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가슴 뭉클한 감동도 잠시.

게스트로 출연한 '시나위'가 무대에 오르자 지금까지 자리에만 있던 학우들이 갑자기 무대를 향해 달려드는 것이 아닌가.

환호성을 있는대로 지르고 팻트병을 집어던지며 연신 손을 뻗어대는 그들을 보면서 통제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통제를 하면 학우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테고 통제를 하지 않으면 안전사고에 학생들이 노출될뿐더러 행사진행에 차질이 생길텐데…'. 고민을 하면서 담배를 연신 물어댔다.

결국 다같이 흥겹게 즐기고 참여하자는 데 의의를 두고 통제를 하지 않았는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시나위의 순서가 끝난 직후였다.

'시나위'의 공연이 끝난 후 학우들이 약속이나 한 듯 행사장소를 썰물처럼 빠져나가는데 마지막 게스트인 '조국과 청춘'이 무대에 오르고 나 뒤는 공연을 지켜보던 학우들의 수가 시작할 때의 숫자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것이었다.

끽해야 행사진행에 참여한 자봉단과 언론사 기자들 그리고 앰프를 철수시키는 아저씨들뿐….

어쨌든 행사는 무사히 끝나고 마무리가 되었지만 자신이 기다리던 게스트가 나오기만을 기다려 그 게스트의 공연에만 열광하고 남은 공연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행사장을 떠나버리는 의혈 학우들이 보여준 행사당일 공연참여의식은 가슴 한편에 계속 아쉬움을 남게 한다.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진정한 의혈인이라면 같은 의혈학우들이 고생해서 준비한 행사를 끝까지 지켜봐 줄 수 있는 예의정도는 갖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김한용, 2캠 총학생회 문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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