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요. 학생"

근무하는 날이면 언제나 정경대 입구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며 인사말을 건네는 수위 최해호씨(59). 수업을 듣기 위해 정경대에 들어선 학생들은 어색해하면서 이내 고개를 슬며시 숙인다.

"무엇가를 배우려고 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꼈어. 그런 학생들에게 인사말을 건넨다는 것은 무척 기쁜 일이지"라며 최씨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우며 말을 잇는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이지.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룰 수 있다는 것은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한 일이구"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일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 지를 엿볼 수 있었다.

송현종군(정경대 경제학과·2)은 "처음에는 최 수위 아저씨의 행동에 무척 놀라 인사도 못한채 그냥 지나쳤지만 매번 인사말을 듣다보니 이젠 아저씨가 먼저 인사하기 전에 제가 해요. 지금 정경대 학생들 중에서 아저씨의 얼굴을 모르는 학생이 없을 거예요"라며 웃음을 보인다.

박정기 수위 반장은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며 맡은 일에 성실히 하죠, 또한 동료들 간에도 우의가 돈독하여 인기도 많구요"하며 최씨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에 최씨는 한 학생이 자신에게 음료수를 주며 "수고하십니다"라고 말을 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부끄럽기도 해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씨가 순찰 중일 경우 강의실 문이 잠겨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이 수위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가장 미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학내의 여러 가지 업무를 보기에는 수위 아저씨의 인원이 부족한 것을 다소 이해해 주기를 부탁했다.

최씨는 도난사건을 당할 대마다 가장 힘이 든다고 한다. "도난사건이 발생하면 좋든 싫든 간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중앙인 모두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어. 도난 당한 물건은 다시 사면 그만이지만 중앙인이 서로의심하고 의심받는 것은 잘못된 것 같아"라고 말하는 아저씨의 말에서 어느 누구보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학생들에게 친절을 가르쳐준 최해호씨. 힘들고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학생들의 순수함을 소중히 생각하는 최씨의 훈훈한 마음이 중앙인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도 새벽의 찬 공기를 마시며 정경대 문을 활짝 열고서는 곧 등교할 학생들을 위해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을 그를 떠올린다.

"어서와요 학생"

<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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