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현실 정치판의 모습은 한마디로 이전투구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병역의혹을 폭로하면서 시작된 후보자간의 폭로비방전은 신한국당이 김대중씨 비자금의혹을 제기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탁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제한된 후보에 한한 것이기는 하지만 텔레비전 토론등 종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선거 문화가 정착될 가능성도 초기에 보였었다. 그러나 정치권은 자신들의 어쩔 수 없는 치부를 다시 한번 드러낸 채 더욱 악착같이 물고늘어지고 있으며 또한 폭로만이 선거전략의 전부인양 모든 당력을 동원하여 진흙탕싸움을 벌이고 있다. 물론 국민들의 정보와 선택의 기준 차원에서 후보자의 신상과 의혹에 대한 해명은 필요하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만 가는 경제현실과 이에 따른 취업대란, 천장부지로 높아만 가는 물가,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인권현실 등의 산적한 문제와 왜곡된 민주주의의 올바른 자리매김은 그 어느 후보에게서도 제대로 찾아볼 수 없다.

책임지지 못할 일을 벌이는 능력이 그 당의 능력이 되며 제2, 제3의 폭탄을 준비하는 것이 과연 정당이고 정치인이라는 이름을 내걸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저질 흥신소의 모습을 정치판은 보이고 있다. 치졸한 폭로전을 통해 당선이 되면 그 이후에 제대로 정치를 하며 국가를 위한 정책을 수행할 수 없음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며 남는 것은 여전히 고통받는 국민이다. 선거는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고 정책을 논하는 전국민의 민주주의 실천의 장으로 자리매김되어야지 오히려 혐오감을 안겨주는 분열의 공간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의 정치사는 한마디로 음해와 공작을 기본으로 붕당정치의 역사였다. 이런 정치문화는 결국 국민들에게 아무런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한 채 권력자들의 억압적 통치의 총칭이 되고 말았다.

진보는 사라지고 모두가 보수만을 자처하는 현 시기에 있어 우리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룩하고 통일을 준비할 지도력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현실을 알고 이를 해결하 수 있는 능력, 사회제반문제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대안, 그리고 민주적 소양이 기본 덕목이 되어야 한다. 혼탁한 작금의 정치현실을 보며 선명한 국민의 후보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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