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중앙대 졸업생입니다.

제가 민감한건지 여하튼 얼마전 중앙일보에서 발표한 무슨무슨학교 순위에 저희학교가 또 빠져있는걸 보고 정말 분통이 터지더군요.

제가 그 내용을 보게되니 것은 저희팀의 회의가 끝나고 누군가가 펼친 중앙일보 1면에 대문 짝하게 난 기사를 접한 때였습니다. 저희 파트(일종의 "과")에 8명이 근무하는데 모두가 다른 학교 출신이었고 서로 그 기사에 집중해 있었습니다. 물론 저두 마찬가지였구요.

서울대, 과기대, 연대, 고대, 한양대, 서강대,...저희 학교는 들어보지도 못한 학교도 들어가 있는 20위에도 못끼었더군요. 상상이 되십니까/

다른 친구들이 저 보기를 민망해하는 그 분위기를...

아마 저하고 같은 상황에 계신 동문들도 꽤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교의 위상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아시는 분은 다 아실 겁니다. 서로 말을 안해서 그렇지 자기학교에 대한 자부심, 이런 것들이 얼마나 첨예한지...

저희 학교재단이 얼마나 투자를 안하는지, 제 후배들이 모교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만족도를 갖고 있는지는 저는 그 정도까지 추락하는 것을 보고만 있는 재단관계자, 총장, 교수님들...모두가 원망스럽습니다.

교수님들 외부프로젝트 수주비도 평가항목에 들어가 있는 것 같던데 저희 학교 교수님들은 도대체 자존심도 없는 건지 답답합니다.

물론 제가 이런 글을 쓰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속물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다."고 하실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이 이런 이야기 안하고 고고하게 점잖게 있으면 학교 위상이 저절로 올라가는 세상입니까?

학교 총장이 비즈니스맨처럼 뛰어야 하는 치열한 경쟁시대 아닌가요?

가뜩이나 요즘같이 취업도 어려운 때에 이런 바보 같은 일을 당하면 중앙대 졸업생들은 어떻게 합니까?

제발 부탁컨대, 학교발전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들은 노력을 아끼지 말았으면 합니다.

<정재호, 공대 전자공학과 87년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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